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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제주 ‘사려니숲’을 걷다 2018년 5월 9일 수요일, 맑음, 제주의 아침 공기는 육지보다 더 차고 더 맑다. 지리산의 산공기도 만만찮게 깨끗한데 간혹 중국에서 불어온 황사가 시야를 어지럽힐 때가 있다. 2018-05-11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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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배주고 속 빌어먹으며 행복해하는… 2018년 5월 8일 화요일, 맑음많은 이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올바른 어버이로 살라고. 자식이야 어버이날이라고 전화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해오는데 그런 인사를 받을 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제 지하철에서 ‘꽃바구니 택배’하는 아저씨 곁에 안았다. 얼굴이나 차림과 안 어울리는 화려한 꽃바구니를 얌전히 안고 있었다. 어떤 회사에... 2018-05-09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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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그 거친 세월에도 우리는 살아남았습니다…’ 2018년 5월 3일 목요일, 찬바람 불고 맑다가 소나기 쏟아지다, 바람, 바람, 바람, 거센 바람이 나무 가지를 거칠게 쓸며 언덕 위로 내 달린다. 밭가에 풀이라도 뽑으려 논둑에 나왔던 유영감님이 휘청이며 언덕 아래로 불려 내려간다. 2018-05-04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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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쟤가 내 아들인가? 국민 아들인가?’ 2018년 4월 30일 월요일, 맑음, “엄마는 아직 주무셔요?” 아들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난다. 오늘은 외교부에 들어가 회의를 하느라 일찍 간다던데 뭐라도 먹여 보내야지 싶어 아침을 준비하는 중 아래층 현관문 여는 소리가 들리며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소리와 더불어 아들은 벌써 가버리고 없다. 2018-05-02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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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김정은이가 문재인 옆에 있으니 너무 착해 보인다!’ 2018 년 4월 27일 금요일 맑음, 어제 수유리 ‘4·19 민주공원’에 같이 갔던 친구들이 말했다. “노무현이 죽었을 때 얼마나 억울하고 속상하고 불쌍했던지 몇날 며칠을 많이도 울고, 죽은 사람마저도 원망스러웠다.” 2018-04-30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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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다시 만나야 할 우리!’ 2018년 4월 26일 목요일, 맑음, “어떻게 알았대?” “정희할매가 노인정에서 알아다 줬제.” “그런데 수술도 안 되고 어째 손을 쓸 수가 없담서.” “살만큼 살았지 뭘. 퇴원해서 집에 갈라고.” “그래도 서울대병원엘 가봐. 응급실로 가면 수술해 줄지도 몰라. 병원엘 이리저리 다녀야 쬠만이라도 더 살 수 있어. 어쨌거나 내일 찾아갈게.”얼... 2018-04-27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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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조계사의 신선한 풍경 2018년 4월 24일 화요일, 흐림. 어떤 때 내가 누구에 대한 불편한 마음과 불만을 갖거나 거기에 대한 얘기를 나답지 않게 막 풀어낼 때가 있다. 그러고 나면, 마음이 풀리는 게 아니고 기분은 더 더러워져 왜 그럴까 내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2018-04-25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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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트럼프와 시진평 귀를 잡고 ‘고추먹고 맴맴’을 시키는… 2018년 4월 21일 토요일, 맑음, 다른 해 4월 중순이면 화분을 다 집밖에 내놓고, 분갈이를 하고, 가지치기를 한 포인세티아는 자그마한 화분에 심어 창너머로 우리 꽃을 탐내던 아짐들에게 한 개씩 나눠주곤 했다. 2018-04-23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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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외눈박이들의 4·19 2018년 4월 19일 목요일, 맑음, 진달래가 저리도 불타오르는데 찬란한 이 정열의 계절을 누가, 어찌하여 이토록 잔인한 계절로 기억되게 만들었는가! “4·19민주공원역입니다…” 우리가 ‘우이전철선’ 지하철을 타는 ‘솔밭공원역’ 다음이 ‘4·19민주공원역’이다. 2018-04-20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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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세월호’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 2018년 4월 16일, 월요일 맑음, 담너머 영심씨네 언덕에 핀 노랑색 개나리만 보아도 눈물이 나는 날이다. 저 꽃 같은 아이들에게 뻔뻔한 어른들은 무슨 짓을 했나? 그리고 사죄는커녕 아직도 무슨 짓을 하고 있나? 2018-04-18 전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