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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늙은 수사님 기도하시다가 도로롱도로롱 주무시는…’ 2018년 6월 20일 목요일, 비온 뒤 흐림. 아무래도 말을 해주고 싶어 못 기다리고 보스코가 기어이 내 아침잠을 깨운다(자정이 넘어 잠들고 나는 6시쯤 눈을 뜬다). 4시가 좀 넘은 시간. “여보, 우리가 독일을 이겼어. 그것도 2대 빵으로!” 나는 심심해서 나를 깨우려는가 싶어 “이겼다구요? 모든 건 가능하죠. 2018-06-29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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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하느님은 돌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를 만드신다는데… 2018년 6월 26일 화요일, 흐림. 한림읍에서 금악으로 오르는 길은 수십 미터 앞이 안 보이도록 짙은 안개 속에 잠들어 있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면 손등에 부딪히는 안개가 빗물로 녹아서 떨어진다. 2018-06-27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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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달궁에서 열린 ‘2018 지리산 생명평화 기도회’ 2018년 6월 23일 토요일, 맑음이른 아침 미루가 ‘지리산 종교연대’가 개최하는 ‘지리산 생명평화 기도회’에 함께 가겠느냐고 연락해왔다. 해마다 6월 25일을 전후해서 지리산권에 사는 종교인들이 좌우의 격전이 처절했던 지리산에 모여 그 전몰자, 희생자 혼령들을 위로하고 그분들의 희생과 염원으로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이 오기를 비는... 2018-06-25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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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사람에게 미움 받고 시간에게 용서받고…’ 2018년 6월 21일 목요일, 맑음. 꽃을 새로 심으려면 먼저 터 잡고 커오던 꽃들을 모두 뽑아내야 한다. 그동안 익숙하거나 정들었던 꽃들은 뽑아내기 미안하지만 눈엣가시처럼 불편했던 풀들도 있다. 2018-06-22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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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올해의 양파 수확, 하지감자 수확 2018년 6월 19일 화요일, 흐리다 오후에는 비 조금지리산에서는 잠을 조금만 자도 피곤하지 않다.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오늘은 무슨 일을 먼저 할까?’ 생각한다. 일의 순서에 따라 시간을 절약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내면 일이 끝나고 나서도 기분이 좋다. 동선을 절약하기 위해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거나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올... 2018-06-20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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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싣고 가는 기사도 실려다니는 곰도 피곤하다!’ 2018년 6월 17일 일요일, 흐림. 운전을 하고 같이 여행을 하고 돌아와도 운전한 아내는 다시 저녁 준비를 하고 그 뒤 집안청소와 빨래까지 해 널고 나면 12시가 훌쩍 넘는다. 그래도 소파에 길게 누워 있는 남편에게 무슨 말을 못하는 이유는, 강연 다니는 자기는 곰이고 나는 왕서방이라는 변명 때문. 2018-06-18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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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드디어 대통령 선거 개표가 완료된 기분!’ 2018년 6월 14일 목요일, 비오다 갬. 요 며칠간은 폭풍우 속을 달려온 기분이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우리의 심사만 아니라 그야말로 한반도의 운명을 두고 엄청난 고비를 넘어가는 중이다. 2018-06-15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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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간밤의 ‘전설따라 삼천리’ 2018년 6월 13일 수요일, 맑음 간밤에 트럼프와 김정은 일로 너무 흥분했었는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게다가 엄마가 한밤중에 자다 어둑한 구석에서 뭔가를 뽀드득 뽀드득 먹는 소리가 들렸다. 옛날 어느 할메가 부엌에 쭈그리고 앉아 뭐를 먹는데 자세히 보니 사람 해골이 놓여있더라는, 엽기적인 소리였다.“엄마, 새벽 한시야. 오밤중에 뭘 ... 2018-06-14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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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Lady D’와 ‘김정은’ 2018년 6월 10일 일요일, 흐림. 하루 종일 흐리니 해가 땅을 덥힐 시간이 없어선지 산속 마을은 오히려 서늘하다. 겨우내 입던 옷을 빨아서 상자에 넣어 두려고 한 편에 개켜 놓았던 겨울옷을 다시 꺼내 입었다. 2018-06-11 전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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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천재일기] 현충일에 봉하마을을 가다 2018년 6월 6일 수요일, 맑음. 현충일(顯忠日). 프란치스코 교황은 근현대사에서 정의와 자유, 민주와 평등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거나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모두 ‘순교자(殉敎者)’라고 불렀다. 2018-06-08 전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