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가 고통당할 때, 우리는 어디 있었는가 나는 몇 년 전 남편의 외도와 폭력에 시달려 이혼을 고민하는 한 중년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그녀가 남편의 폭력적인 성향을 알고도 결혼을 감행하게 된 이유는 연애 시절 남편이 그녀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두었다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으면 사진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20-06-18 채수지
- 하늘의 뜻과 일용할 양식, 주기도문에 담긴 기본소득 의미 윤리, 영성, 희망 그리고 유토피아는 기독교와 분리되어 질 수 없는 중요한 개념들이다. 특별히 윤리적 영성은 ‘좀 더 나은 세상’의 실현을 위하여 구체적으로 행동하도록 우리를 부추기는 요소들이다. 희망은 윤리적 영성 그리고 유토피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요소들의 조합을 우리는 예수의 생애에서 발견한다. 윤리적 영성의 사람, 예수 그는 희망을 가진, 꿈꾸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부활을 통하여 희망 자체가 되었다. 2020-06-17 홍인식
- “제 말을 믿어줄까요?” “제 말을 믿어줄까요?”, “응? 왜? 왜 니 말을 안 믿어줄 것 같아?”, “음.. 누가 ○○(가족 구성원)이 어린 저를 성폭행했다고 생각이나 하겠어요?” “아닌데, 변호사님은 많이 봤는데. 수영(가명)이 같은 친구들 많이 있어. 많이 만났어” ‘많이 봤다’는 내 얘기에 처음으로 수영이는 푹 숙였던 고개를 들고 나와 눈을 맞춰주었다. 2020-06-11 정혜선
- 기독교 신학과 경제, 예수로부터 나온 ‘대안적 삶’ 욕망의 시대에서 보다 더 구체적인 현상으로서 나타나고 있는 빈부격차의 벌어짐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빈부격차 현상은 점차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인 차이에 근거한 사회적 계급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욕망의 시대는 “신 부족사회”⑴를 형성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적 차이로 인하여 형성된 새로운 부족(사회계급)들은 각기 고유한 문화를 형성한다. 교육, 문화, 예술, 취미생활 심지어는 식생활에서도 급격한 차이가 발생하게 되고 부족 간의 관계는 단절되어진다. 새로운 부족시대의 등장이다.⑵ 2020-06-10 홍인식
- 대가를 치르지 않는 사회는 예수가 꿈꾸는 사회다 1920년대 월터 벤쟈민(Walter Benjamin)은 『종교로서의 자본주의』(Capitalism as Religion, 1921)라는 저서를 발간한다. 그는 이 저서에서 자본주의를 막스 베버가 지적한 것처럼 특정한 종교에 의해 형성된 이념을 넘어서서 ‘본질적으로 종교적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그의 저서에서 종교개혁은 자본주의의 발생을 지원한 것을 넘어서서 종교자체가 자본주의화를 이루게 되었다고 분석한다. 2020-06-05 홍인식
- 몸의 언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예의 지인인 여성학 교수님이 경찰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을 마치면서 퀴즈를 냈다고 한다. “이별에도 OO이 필요하다. 빈칸에 들어갈 말이 무엇일까요?” 대부분 중년 남성이었던 경찰들은 “눈물, 정산(현금), 낭만, 예의” 등 많은 답변을 내놨지만, 정답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반면, 여대생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자 바로 답변이 나왔다고 한다. 정답은 안전이다. “안전 이별하세요!” 한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인사다. 다양한 성폭력 사건을 다루면서도 막상 남녀 관계에서 안전을 생각지 못했던 남성과 행복하고 즐거운 연애를 앞두고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 여성의 현실 인식, 이같은 극명한 인식 차이는 우리 사회 깊숙이 스며있는 젠더 의식을 반영한다. 2020-06-04 송진순
- 신학만 신학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는 기아, 역병, 전쟁을 통제하는 데 그럭저럭 성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들은 이제 자연의 불구해하고 통제 불가능한 폭력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문제가 되었다.” 유발 하라리가 그의 저작 『호모 데우스』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2020-05-28 홍인식
- ‘코로나19’와 ‘n번 방’ 사이 음압병동에 갇힌 교회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삶은 온통 영상 매체로 채워졌다. 선생님들은 갑작스러운 ‘온라인 강의’ 때문에 진땀을 빼고 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을 상대하며, ‘아,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오래 전 입으로 비평하며 떠들어 대던 영화 <매트릭스>의 현실이, 또 얼마 전부터 호들갑 떨던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예기치 않게 가시화되는 듯하다. 2020-05-21 성석환
- n개의 성착취, 가·피해자 조명을 넘어 우리의 시선이 가야 할 곳 대한민국역사상 최초로 18세 선거권이 확보되고 구성된 21대 국회가 개원 준비를 하는 5월 ‘청소년의 달’, 이 달에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청소년성문화연설대전’에 참여를 신청한 청소년의 지원동기이다. 청소년성문화활동가로서 나는 이 청소년이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지 기대되는 마음에 설레이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20-05-14 이명화
- “이 사건에 본인의 책임은 없다며 선 긋지 말아 주세요” 한창 잠입 취재를 시작했을 당시, 일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성 착취 영상을 눈으로 보며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범죄를 어떻게 저질렀는지 파악해야 했기에 봐야만 했습니다. 대화에 참여하던 가해자들의 대화 내용을 채증하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관에게 채증한 자료를 보내면서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처벌은 개뿔, 수사도 안 하는데’라며 빈정대는 가해자들의 대화는 무력함을 안길뿐이었습니다. 디지털 성 착취 피해자가 지금 내 핸드폰에 갇혀있는데, 모른 척 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 2020-05-07 추적단 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