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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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한 이들을 높이고 굶주린 이들을 배불리는 해방
오늘은 성모성월을 마치며 성모 마리아께서 친척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일을 기억합니다. 당시 마리아는 요셉과 정혼한 처지에서 아직 친정집에서 머물던 처녀였는데, 느닷없이 찾아온 가브리엘 천사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리라는 전갈을 전했고 잠시 망설이던 마리아는 어려서부터 간직해 온 믿음으로 그 전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자 천사는 이미 아기를 가지기에는 늙은 나이였던 친척 언니 엘리사벳도 하느님의 안배하심으로 아들을 잉태하였다고 알려줍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불가능이 없다는 증거로 제시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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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복음을 증거하는 능동적인 신자, 어떨까요?
오늘 독서의 내용은 바르나바와 헤어져 독자적으로 선교여행을 나선 바오로가 두 번째로 소아시아의 여러 공동체들을 방문하면서 성공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 선교의 여정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에 따라 새 하늘과 새 땅을 세우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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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당신의 관계를 근거로 당신을 믿는 이들도 당신과의 관계를 설정하셨습니다. 즉, 당신은 참포도나무요 하느님은 농부이시며, 믿는 이들은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가지가 나무에 붙어있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지만, 붙어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음은 물론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리고 불에 던져 태워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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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믿는 사람은 나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오늘은 1980년에 계엄령을 내리고 시민을 학살하던 신군부에 맞서 광주 시민이 떨쳐 일어나 항거했던 5·18 기념일입니다. 거의 40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사건의 진상이 피해자들은 물론 그 사건에 가담했던 용기 있는 관련자들의 증언으로 조금씩 그 윤곽이 밝혀지고 있어서, 한국 현대사를 다시 써야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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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시와 증언의 좌표 설정
우주를 조성하시고 그 안에 지구라는 별에서 생명체가 출현하도록 이끄신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생명체가 진화되는 동안에 그 마지막 정점에서 인간을 탄생시키셨습니다. 생명체가 물질과 공통적인 점은 모두가 하느님으로부터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것이지만, 물질과 달리 생명체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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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 사도를 선발했던 보궐선거, 무슨 의미였을까
오늘은 성 마티아 사도 축일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배신하고 밀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으로 말미암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선발된 인물이었습니다. 이를 전해주는 사도행전의 보도에서는 왜 굳이 이 보궐선거를 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뒤 정황을 전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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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받는 질문, 우리가 해야 할 질문
하느님께서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 가운데 유독 인간에게만 두 가지 선물을 주셨다고 합니다. 하나는 사랑하는 힘이고, 다른 하나는 질문하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인류는 질문하는 능력을 통해서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한편 외부 환경의 도전을 극복해 오는 과정에서 오늘날과 같은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고, 사랑하는 힘을 통해서 물질문명이 드높은 정신문화로 나아갈 수 있는 정신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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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와 바오로를 통해 예수님께서 하신 일
세상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기운으로 살게 하시려고 하늘에서 내려오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생애를 통해서는 몸소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제자들을 사도로 양성하셨고, 부활하시어 승천하신 후에 지금까지는 사도들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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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직무, 공동체적 경제를 위한 교회의 제도
인류는 지금까지 문명을 이룩하면서 하느님께서 자연과 생명을 창조하신 업적에 버금가는 찬란한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연구하여 고질적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을 발명하기도 했고, 식물과 동물을 연구해서 종의 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도 했으며, 교통과 통신 수단을 비약적으로 발달시켰고, 달과 태양계는 물론 우주의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려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업적이 전부 물질적인 차원의 진보에 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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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헌장이라 부르는 최초의 사회회칙 『새로운 사태』를 기억하며
전례력으로는 부활 시기가 지속되는 5월을 한국 천주교회는 성모 성월로 지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봄꽃들이 화창하게 피어나는 5월은 부활의 기쁨을 표현하는 듯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한국 현대사의 5월은 1961년의 군사정변, 1980년의 광주민중항쟁 등 피로 물든 비극적 역사가 젊은이들의 피와 어머니들의 눈물을 흘리게 만든 슬픈 계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