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교황 방한 1주년 행사, 교구보다 지자체 주도
  • 최진 기자
  • 등록 2015-08-11 11:17:15
  • 수정 2015-08-15 21:03:51

기사수정

▲ ⓒ AP/Korea Pool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가톨릭교회의 소극적인 태도 속에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 동안 방한하여 사회적 약자를 찾아가 위로하고 시복미사를 거행했으며, 주교들에게 격려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2013년 3월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후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이며, 최초의 남미 출신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교황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후 25년 만이다.


가톨릭교회와 지자체들은 교황 방한 1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고 추억하기 위해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병원장 승기배)은 21일까지 서울성모병원 본관 로비 1층에서 교황 방문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사랑, 그 순간의 울림! 프란치스코’ 사진전을 개최한다.


출품된 사진은 총 90여점으로, 교황 방한 시작부터 출국까지 4박5일 일정을 주제별로 나누어 전시한다.


또한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실물 크기의 교황 모형을 설치, 행사 참여 객들이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병원 관계자는 교황 방문 의미를 환우 및 내원객들과 나누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교황이 다녀간 성지에서도 방한 1주년 행사가 진행된다.


충남 당진시와 천주교 대전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주년을 기념하여 15일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합덕성당에서 ‘프란치스코 데이’를 개최한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이며, 신리성지는 초기 조선 천주교 교우 촌으로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곳이다. 합덕성당은 한국 천주교의 발전사를 볼 수 있는 한국 가톨릭교회의 보물과 같은 성당이다.


‘프란치스코 데이’는 오전 10시 교황의 발자취 영상 시청, 오후 순교자의 발자취 체험을 알 수 있는 버그네 순례길 등으로 진행된다, ‘2015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1주년 기념 전국 사진 공모전’과 ‘체험수기 공모전’도 함께 진행된다.


당진시는 교황이 다녀갔던 솔뫼성지와 인근 지역을 ‘프란치스코 교황거리’로 조성하고, 농산물과 교황기념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서산시와 대전교구는 ‘전국 해미성지 순례길 걷기대회'를 개최하고, 교황방문지를 중심으로 기념행사를 연다.


걷기대회는 오전 10시부터 한서대에서 해미읍성까지 산수저수지를 끼고 4.5㎞를 걷는 도보순례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순례객 환영행사', '세족례 행사' 등의 부속 행사가 곁들여진다.


해미성지는 교황이 탔던 오픈카와 방한 당시 사용했던 물품들을 전시하고, 교황과 아시아 주교들이 함께한 교황 환영 오찬 메뉴도 선보인다.


이 같은 각종 행사에 대해 일부에서는 교황 방한의 의미는 퇴색되고, 상품으로써의 교황을 찾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명동성당에서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강론에서 지난 60년간 지속된 분열과 갈등의 체험을 언급하면서, “정의롭고 인간다운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그리스도인들이 과연 얼마나 질적으로 기여했는가를 점검해보라”고 말했다.


교황이 한국 가톨릭교회에 전하는 메시지는 사회 부조리를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앞장서 달라는 부탁과 권유가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문이 끝난 직 후인 지난해 8월 22일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농성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월호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냐는 질문에 “마음이 아프시면 마음에 그대로 담고 계시라”고 말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불교, 개신교 등 3대 종파 대표 중에서 가장 늦게 방문한 상황에서 이러한 염 추기경의 발언은 한국 가톨릭교회가 프란체스코 교황과 상반되는 입장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교황 방문 1주년을 맞아 가톨릭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도 이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대교구 소속 한 신부는 “교황 방한과 관련한 교구의 지침 내용은 없다”며 “지자체에서도 준비하고 홍보하는 상황에서 교구에서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점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당진시와 서산시 홈페이지와 달리 대전교구 홈페이지에는 교황 방한 1주년에 대한 내용을 찾기가 힘들다. 이것은 다른 교구도 마찬가지이다.


교황 방한 기념행사 문의했던 솔뫼성지에서는 “행사 내용에 대해선 잘 모르겠으니 시청 문화관광과로 연락하라”라고 답변했다.


당진시 문화관광과 담당자자는 “‘프란치스코 거리’의 벽화 그리기 체험행사는 참가자들이 직접 벽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 미술가들이 교황거리 장식을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는 농산물이나 특산물, 교황 방한 기념품 등이 판매될 예정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