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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요하] 지난해 ‘세월호 참사’ 100일째 날로 돌아가보았습니다
  • 지요하
  • 등록 2015-07-27 09:53:53
  • 수정 2015-10-30 16: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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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평화


엊그제 2015년 7월 24일은 ‘세월호 학살’ 465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24일 목요일은 세월호 학살 10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엊그제 아침에도 지난해 같은 날의 내 ‘생활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일기 중에 이런 기록이 있더군요.


<세월호 참사 100일, 새로운 전환점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글을 써서 <오마이뉴스>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올리고, 그 글을 ‘카톡’에 담아 수십 명 지인들에게 전송하고 ‘페이스북’에도 올렸다는 얘기….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한 얘기….

5만원을 넣은 미사예물 봉투를 미리 성당 사무실에 맡기고, 저녁에 부부 함께 미사에 참례했다는 기록 다음에 조금은 재미있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주임신부님과 부주임신부님, 두 분 사제가 함께 미사 집전을 했는데, 내가 미사예물 봉투에 적은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희생자들과 실종자들을 위하여’라는 말만 주례사제께서 미사 시작 시간에 간단히 소개하고는 미사 내내, 미사가 끝난 후에도 세월호에 관한 아무런 기도도 언급도 없어 너무 섭섭하고 마음이 황량했다는 얘기….


그 섭섭함과 허전함 때문에 미사 후에 ‘나눔의 방’에서 열리는 사목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곧장 집으로 오면서 총무 형제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는 얘기….


세월호 참사 100일을 지내던 지난해 7월 24일의 내 심정과 정황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어서 다시 한 번 지난해 그날로 확연히 돌아가 볼 수 있었고, 아직도 눈물이 고여 있는 내 가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부주임신부님이 요양 중이라 본당에 계시지 않지만, 지난 4월 어느 날 아침미사를 지내고 성당 밖으로 나왔을 때 부주임신부님이 내 가슴의 ‘세월호 배지’를 보고 여분이 있느냐고 물어 어찌나 반갑고 고마웠던지…. 집에 여분이 있다고 하고는 부리나케 집으로 와서 배지 두 개와 리본 두 개를 챙겨 다시 성당으로 가서 사제관의 부주임신부님께 전해드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주임신부님의 로만칼라 옷깃에 달려 있는 세월호 배지를 보았습니다. 주임신부님의 세월호 배지를 보고 저의 집사람이 환성을 질렀습니다. 주임신부님은 교구 사제들 행사들 가서 4천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하시더군요.


주임신부님의 세월호 배지와 내 가슴의 배지, 내 아내 가슴의 리본이 한데 어울려 온 성당 마당이 눈부시게 빛나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대대적인 치아 공사 관계로, 또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서울 광화문엘 계속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본당에서는 10월 25일로 예정된 본당 50주년 폐막미사와 음악제를 준비하기 위해 ‘50주년 합창단’을 구성하고 연습을 하고 있는데, 연습일이 하필이면 매주 수요일 저녁이랍니다.


저는 기존의 성가단원이기 때문에 ‘50주년 성가대’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수요일 저녁의 연습 관계로 광화문 광장의 ‘304일 세월호 미사’에 계속 참례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10월 25일까지는 변동이 없을 것 같습니다.


치아 공사와 건강 문제로, 또 본당 사정 때문에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광화문에 가던 내 발걸음이 오래 중단된 상태라서 마음이 아픕니다. 수요일마다 보던 내 모습을 요즘 들어 계속 보지 못하는 것에 혹 궁금해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몰라 소식을 전할 겸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박근혜 학살 정권이 끝나는 날까지, 그리고 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결코 세월호를 잊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모든 분들의 평화를 빕니다.

샬롬 *^^




[필진정보]
지요하 : 1948년 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추상의 늪>이, <소설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정려문>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지금까지 100여 편의 소설 작품을 발표했고, 15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충남문학상, 충남문화상, 대전일보문화대상 등을 수상 하였다. 지역잡지 <갯마을>, 지역신문 <새너울>을 창간하여 편집주간과 논설주간으로 일한 바 있고, 향토문학지 <흙빛문학>과 <태안문학>, 소설전문지 <소설충청>을 창간히였다. 한국문인협회 초대 태안지부장, 한국예총 초대 태안지회장, 태안성당 총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충남소설가협회 회장,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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