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폭격 학살
피난 가는 길 매미소리
뭉게구름이 그림을 수놓고 있는 노근리
온 동네 사람들이 짐을 지고
경부선 철도 쌍굴다리 지나는데
하늘에서 요란한 총소리가 났다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고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
폭격이 이렇게 무서운지 몰랐네
아무나 무조건 학살하는 게
저, 양키나라가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야
개울에 고꾸라지고 철길 밑에 떨어지고
어른도 아이도 수없이 죽어갔다
폭격과 기관총이 난사되었고
죽음의 골짜기로 변한 쌍굴다리
총탄 자욱 선명한 그곳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살아남은 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죽음의 현장을 목격하고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지
비행기 지나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국군이나 양키군대가 무서울 수 없지
그런데 양민을 학살하고 죽이는 것을 보면
한국전쟁은 악마의 전쟁이야
어찌 이렇게 무고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게 만들 수 있을까
쌍굴다리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전쟁에 대한 책임을 진 사람은 없고
아무도 소리치지 않을 때
노근리 사람들은 전쟁 책임을 물었다
야만의 아메리카합중국 정부에
마침내 악의 축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