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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은 좋은 기도입니다.
  • 박은미
  • 등록 2015-04-13 16:46:11
  • 수정 2015-06-23 13: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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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터넷 미디어 ‘가톨릭 프레스’ 창간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하며 응원합니다! ‘가톨릭 프레스’에 오신 모든 분들께 두 팔 번쩍 들어 흔들며 인사드립니다. 저는 현실치료(Reality Therapy)라는 심리상담기법으로 세상에 작은 등불을 밝히려는 박은미(헬레나)입니다.


새로운 만남은 언제나 가슴 뛰게 합니다. 저는 이 공간에서 심리학(상담)과 연관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인문사회학계와 출판계에 심리학이 붐을 이루고 있는 요즘, 종이와 잉크를 낭비하는 글 하나를 보태는 게 아닐까하는 우려가 마음 한켠에 똬리를 틀지만, 그런 우려를 늘 의식하면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다양한 심리상태에 대해 함께 성찰해 보겠습니다.


먼저 심리상담이 무엇이고,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고 제 소개를 드리면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만납니다. 하나는 자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주위 지인의 상태에 초점을 맞춘 질문입니다.


스스로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우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상태가 들키기라도 할까봐 지레 움츠러들거나, “요즘 내 상태가 이러한데 왜 그러는 거에요?”라고 확인해 달라는 식의 도전적인 태도입니다.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재 우리나라 심리상담의 절대 비율이 (신경)정신과 병원에서 특정 병명으로 ‘진단’을 받아 약을 처방받는 형태로 이루어지다보니, 자기 상태에 대해 어떤 ‘진단’이 내려질까 두렵게 만들거나, 곧바로 상태를 파악하고 ‘진단’을 내릴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심리상담자라는 판단이 퍼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뇌 자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정신질환은 전체 질환의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통계치를 보면, 정신과 중심의 심리치료, ‘진단’과 ‘처방’에 대한 맹신은 너무 지나친 게 현실입니다.


자신이 아닌 지인의 상태에 초점을 맞추어 질문하는 분께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지인의 상태가 당신의 내면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성찰해 보라”고만 대답합니다. 소중하게 살펴야 할 요소는 나 이외의 사람이나 상황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심리상담은 무엇인지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늘 사용하는 기계에도 가끔 윤활유를 바르듯이, 심리상담은 우리 마음의 상태를 살피고 보정하는 작업입니다. 이 작업은 마음이 삐걱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는 일, 내가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나아가 일상생활에 뭔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미로에 갇혀 버린 듯한 느낌이 드는 이러한 상태를 다르게 말하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전문가를 만나 도움을 받기로 마음먹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상담실 문턱을 넘어 선 내담자들의 용기 있는 선택에 무엇보다 큰 지지가 필요합니다.


둘째로, 누군가가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고, 깊이 공감해 주는 시간은 심리상담에 참여한 내담자가 얻는 새로운 체험이면서, 심리상담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불안감, 괴로움, 우울감 등이 동반된 ‘고통’의 원인을 진단하고 싶은 내담자가 예컨대 ‘우울증’, ‘신경증’ 등으로 진단받았다 한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한발짝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내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힘을 얻는 일입니다. 이 때 전문가의 적극적인 공감과 객관적인 듣기는 내담자가 현재의 자기 상황을 솔직하게 평가하고 새로운 행동을 계획하는데 큰 자극을 줍니다.


셋째로, 심리상담은 자신의 이전 행동을 성찰함으로써 생활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입니다. 낯선 길을 떠나기 전에 네비게이션이나 길찾기 앱(App)을 사용하듯이, 상담은 미로에서 빠져 나와 새로운 삶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한 지도를 마련하는 작업입니다.


물론 지도를 갖고도 원하는 시간 내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기도 하듯이, 심리상담을 받았다고 자신이 지닌 모든 문제를 원하는 만큼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지도 마련 작업은 문제를 회피하는 대신 문제에 마주해서 고통과 만나겠다는 결심이며, 변화를 계기로 성장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말씀드린 심리상담의 세 가지 특징을 읽으시면서, 여러분과 마주하여 이야기 나누고 싶은 상담전문가는 누구신지요? 아마 많은 분들이 예수님을 떠올리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제자인 우리 신자들의 마음에 변화의 씨앗을 심고, 몸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어쩌다 저지른 실수에 머무르는 대신 성장의 길에 나서도록 우리 손을 잡고 앞서 걸으시는 분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심리상담은 좋은 기도’라고 자부합니다.


다음 호부터는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이론과 더불어 1-2 편의 상담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사례에 소개된 내담자의 상황을 나라면 어떻게 헤쳐 나갈지 함께 이야기 나누길 소망합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길 빕니다.


덧붙이는 글

박은미(헬레나) :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 석사 졸업,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 히도츠바시(一橋) 대학에서 문예사회학으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2000년).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 강의전담 교수를 거쳐, 현재 가톨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 총무로서 대학과 가톨릭교회 내에서의 연구활동과 더불어, <품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끊임없는 배움을 통한 개인의 성장과 건강한 인간관계와 공동체 형성에 관심이 많다. 품 심리상담센터(empark932@hanmail.net / Daum 카페 품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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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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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ndrea622015-04-17 20:29:44

    좋은 내용 앞으로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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