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축성생활의 해 심포지엄’ 큰 관심 끌어
  • 염율리안나
  • 등록 2015-07-15 14:53:17
  • 수정 2015-07-15 15:01:09

기사수정


‘축성생활의 해’를 맞아 수도자의 삶과 축성생활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와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는 지난 6월부터 제주, 광주, 서울, 대구에서 네 차례 ‘축성생활의 해 심포지엄’을 열었다.


‘복음을 사는 수도 생활’(백남일 신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봉헌생활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국춘심 수녀, 성삼의 딸들 수녀회), ‘수도생활의 현실’(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 ‘미래지향적 수도생활을 위한 대안’(조현철 신부, 예수회) 가 강사로 나섰다.



수도자의 삶은 매력 넘쳐


첫 번째 강사로 나선 백남일 신부는 수도생활의 근거와 원천은 ‘복음’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수도생활은 수도자나 일정 집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도생활의 핵심은 그리스도와 인격적 관계라는 것이다. 수도자에게 최상의 규범은 수도회 창립자나 회헌이 아닌 그리스도 자체이며, 수도생활은 교회 안에서 탄생한 그리스도를 따르는 새로운 형태라고 것이다.


백남일 신부는 수도생활의 특수성은 다른 그리스도인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으며, 수도자들이 그리스도의 인격과 가르침을 표현하려는 삶의 중심성에서 비롯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므로 수도생활은 하느님의 무한하고 인격적 사랑을 통해 그분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백남일 신부에 따르면, 축성된 이들은 소외된 이들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참된 얼굴을 찾으며, 자신 안에서 십자가에 못 박힌 분의 사랑을 반영하는 이들이다. 결국 수도자들에게 그리스도에게 동화되는 삶이란 그리스도화의 여정이라고 것이다. 백 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교황 회칙을 인용하며 수도자의 삶을 다양하게 짚고 수도생활의 매력을 느끼라고 조언하였다.


수도자는 예언자


두 번째 강사로 나선 국춘심 수녀는 수도자의 핵심을 예언적 증거, 친교의 전문가, 자비의 전문가라고 소개하였다. 국 수녀는 교황 대담집 “나의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에서 “교회 안에서 수도자들은 예수께서 지상에서 어떻게 사셨는지 증언하고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때의 모습은 어떠할지 선포하는 예언자가 되라고 부름 받았습니다.”라는 말을 인용하였다. 그러니 수도자가 예언을 포기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교황에 따르면 수도자들은 작은 이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참여하는 예언자이다.


교황은 수도자들이 변방으로 나갈 것을 권장한다. 사목적 방법뿐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성’을 찾기 위해 나가는 것이다. 자신을 비움뿐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벗고서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는 것이다. 교황은 수도자들에게 실제적 가난과 접촉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수도자의 가난이 다른 사람들과 교회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가난은 삶의 실존적 변두리에 있는 모든 사람과 함께 배우는 것이다.


국춘심 수녀는 공동체적 친교가 가진 증거에 주목하였다. 공동체 안의 갈등과 긴장은 자비의 전문가를 위한 수련이다. 공동체 안에서 자비와 순종을 배우려면 고난과 희생 외의 길은 없다는 것이다. “세상을 깨우기 위해서는 수도자들 자신이 깨어나야 한다”고 국춘심 수녀는 강조하였다.


수도자는 현실을 정직하게 보아야


세 번째 강사로 나선 가톨릭프레스 김근수 편집인은 먼저 한국교회 현실을 살폈다. 수도자들이 한국천주교회 안에서 가장 개혁적인 그룹이지만, 교구의 위력에 밀려 그 존재와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교와 사제는 가장 보수적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김근수 편집인은 수도자는 자비의 전문가요 정의의 전문가라고 규정하였다. 수도자의 영성은 예수의 영성에 기초한다고 본 김 편집인은 예수의 영성을 예수와 하느님의 관계, 예수와 현실의 관계, 예수와 가난한 사람들의 관계에서 해설하였다. 특히 해방신학자 이냐시오 에야쿠리아가 제안한 현실을 보는 3단계 과정을 소개하였다. 현실을 정직하게 보고, 잘못된 현실을 내 책임으로 여기며, 잘못된 현실을 고치기 위해 내가 행동한다는 것이다.


현실과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영성은 없으며, 영성이 신학적 도피 수단이나 아편으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내가 얼마나 더 가난하게 살 것인가”보다 “내가 가난한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더 집중할 것을 제안하였다.


로메로 대주교의 회개를 예로 든 김근수 편집인은 수도자들이 가난한 사람 곁에 자주 있어야 회개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부자 수도회에 가난한 수도자 없다’라는 칼 라너의 말을 인용한 김 편집인은 부자 수도원이 문 닫는 경우는 있어도 가난한 수도회가 문 닫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수도자는 창조보전에 앞장서야


마지막 강사로 나선 조현철 신부는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 외에는 수도자들의 존재 이유는 없다는 말로 시작하였다. 수도생활의 현실 진단과 미래 모색은 항상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신부는 수도자들의 정체성을 예언자라고 단언하였다. 수도생활의 궁극적 지향점은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와 실현을 위한 예수의 노력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회복을 위한 정의와 평화, 창조보전(JPIC)에 대한 헌신이었다고 강조하였다.


조 신부는 오늘 사회 현실을 신자유주의, 자본, 효율이라는 범주에서 분석하였다. 이 맥락에서 수도회 성소 감소, 노령화, 역할과 위상 축소라는 현실을 진단하면서, 수도회 쇄신의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조 신부는 가난을 지향하는 사도직 재검토, 십자가 영성 강화, 친교 중심 수도생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신부가 제안한 ‘현존의 사도직’은 신자유주의 영향으로 삶이 파괴된 사람들을 찾아 함께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신자유주의의 부정적인 영향이 수도회에 미치는 것을 막는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현존의 사도직은 영성적 삶을 보완할 것이며, 경계해야 할 것은 안으로 향하는 영적 세속성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JPIC의 실현을 위해 헌신하는 것 외의 다른 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5일 제주 성 글라라 수녀원에서 100여명, 22일 광주 염주동 성당에서 600여명, 7월 6일 서강대 체육관에서 1,700여명, 그리고 13일 왜관 분도수도원에서 850여명의 수도자가 모여 성황을 이루었고 큰 관심을 끌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