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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셨습니까? 이제 시작입니다” - (지성용) 악한 지배자들의 어둠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갈라쳐야
  • 지성용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2-06-21 18:04:24
  • 수정 2022-06-21 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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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마태 10, 34)


2022년 대한민국의 대통령선거가 끝났습니다. 절반의 국민이 한숨 쉬며 분노와 우울, 무기력과 슬픔에 빠져 버렸습니다. 분노해야 합니다. 슬픔도 찾아올 것입니다. 우울함이 일상을 덮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철저하게 분노하고 우울하고 슬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신앙인의 눈으로 세상을 그리고 사람을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네 옷을 찢지 말고 네 심장을 찢어라! (요엘 2,13)”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뉘우침과 속죄의 날 우리들은 전례 중에 재를 머리에 얹으며 ‘사람아,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사제를 통해 들었습니다. 회개하려면 ‘옷을 찢지 말고 심장을 찢어라.’ 이렇게 회개는 목숨을 건 결단이고 전 존재를 거는 일입니다. 회개는 길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길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우리들의 생각과 판단을 가로막고 왜곡하는 언론과 검찰, 사법부의 불공정과 불의한 판단들은 국민의 기본적인 상식과 공정의 기준을 훼손하고 공동선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장치가 되어버렸습니다. 기자들은 써야 할 기사를 쓰지 않고, 몇 가지 사실을 편집하여 진실을 왜곡했습니다. 언론은 국민에게 신뢰를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가장 정의로워야 할 검찰 그리고 사법부의 정의에 대해 많은 국민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 매우 심각한 수준의 의심과 불안의 눈빛입니다. 과잉수사와 먼지털이식 수사로 검찰 권력을 남용하며 약자들에게 기소를 남발하던 검찰이, 정작 수사하고 기소해야 하는 수많은 힘 있는 자들과 돈 많은 사람들의 사건은 외면하거나 왜곡하거나 수사 자체를 덮어버리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참된 예언자가 필요한 시대


참된 예언자 엘리야는 카르멜산에서 거짓된 바알 예언자들과 대결합니다. 엘리야가 온 백성 앞에 나서서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절뚝거릴 작정입니까? 주님께서 하느님이시라면 그분을 따르고, 바알이 하느님이라면 그를 따르십시오.” 그러나 백성은 엘리야에게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1열왕 18, 21). 나봇의 포도밭을 빼앗은 아합왕과 악녀 이제벨은 불의한 권력을 통하여 끊임없이 백성들의 재산을 강탈하며 탐욕으로 물든 재산을 늘려나가고 예언자 엘리야를 향해 ‘이스라엘을 불행에 빠뜨리는 자’라고 악담을 퍼부으며 몰아붙입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그러나 예언자 엘리야는 카르멜산 위에서 이제벨에게 얻어먹은 바알의 예언자 사백 오십 명과 아세라의 예언자 사백 명과 결투를 벌입니다. 카르멜산 위로 주님의 불길이 내려와 거짓 예언자들을 삼켜버렸고, 엘리야는 살아남은 자들을 끝까지 따라가 모두 붙잡아 키손천으로 끌고 가 죽였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엘리야와 같은 참된 예언자, 종교인들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거짓 예언자들과 종교인들이 판치며 주술과 도술, 법사와 도사 그리고 신천지가 재등장하면서 종교 문제가 대사회적인 걱정과 근심거리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의 시발에 등장한 ‘신천지’ 교단에 대해 많은 국민은 우려와 걱정을 했습니다. 


당시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압수수색 중단에 지금의 대통령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음을 소수의 정직한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신천지 세력이 국민의힘 경선과 민주당 경선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통해 온 국민이 알게 되었습니다.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비뚤어진 종교의 정치 개입은 국민의 판단에 큰 혼란과 혼선을 주고 말았습니다. 아내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의 문제는 이후 신천지와 관련된 사건으로 알려져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주술과 무속, 도사와 법사들의 등장으로 나라의 미래를 위해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국민은 혼란했습니다. 미신과 주술을 통한 불안과 두려움을 파급하는 행동들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용이 그려진 북을 치며 잡신들을 불러내고 마른 생선에 이름을 써 붙여가며 살을 피해 가는 주문을 외우는 주술 행위가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벌어졌습니다. 


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신천지, 도사와 법사들의 주술통치로 윤석열은 결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애꿎은 청와대의 풍수지리와 법사의 조언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며 천문학적인 국가예산, 혈세의 낭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종교가 삶의 지혜를 말해 주지 않고, 젯밥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종교는 상식적인 국민에게 외면당해야 할 것인데 오히려 집값 걱정하는 수도권 부동산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물질의 축복과 열망으로 선동하여 결국 물질숭배 바알신의 통치를 허락하도록 도왔습니다. 


우리 모든 종교인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종교인들은 이미 바알의 예언자로, 아세라의 예언자로 전락했습니다. 종교인들이 옷을 찢을 일이 아니라 심장을 찢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정치는 공동선을 향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정치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한 사랑의 탁월한 형태 가운데 하나”(제205항)라고 말씀하십니다. 정치는 사랑의 행위라고 말씀하시는 교황님을 우리는 존경하고 따릅니다. 


그런데 대통령을 하려는 사람이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위해 통합과 화해, 일치와 평화를 위해서 일하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의도의 발언을 하며 많은 지탄을 받았습니다. 자신을 검찰총장에 임명한 대통령을 적폐로 규정하고 수사하겠다는 말을 합니다. 작금의 국제정세의 혼란 중에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며 국제관계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자칫 위기를 만들고 고조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입니다. 


언론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을 미화하며 영웅시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잘못된 외교와 정책으로 전쟁은 일어났고, 수많은 청년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명하고 능력 있는 대통령은 전쟁을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불필요한 말로 러시아를 자극하며 자신의 정치적 야심과 성공을 위해 전쟁불사라는 시나리오를 현실화시킨 젤렌스키는 자칫 세계전쟁을 일으킬 수 있었던 위험한 지도자였던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평화는 정의의 결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검찰은 이승만 시대에는 경찰보다 못했고, 박정희 시대에는 군인들과 안기부에 끌려다녔으며 전두환 시대에는 보안사에,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는 국정원의 하수인 역할을 하며 제 자리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민주시민들의 강력한 민주화 열망으로 검찰은 지금의 권력과 힘을 가지게 되었고 시민들은 검찰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명령했지만, 검찰은 그러한 시민들의 순수한 열망을 배신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며 정의에 대한 혼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검찰 권력의 반성과 회개를 촉구합니다. 또한, 법원 판사들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돈 싫어하는 판사 보셨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말이 녹취되었습니다. 윤남근 판사는 최은순 씨와 부적절한 경제 관계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억울한 피해자들을 양산했습니다. 


수많은 공정하지 못한 대법원판결의 중심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있었고, 전범 기업의 손을 들어준 현 대법원장 김명수 판사, 화천대유 대장동의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 아래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던 사람이었습니다. 온 나라를 들썩였던 비리와 불의한 판결의 중심에 현 대법원장과 전직 대법원장 등의 사법부 관료들의 썩은 속내가 있었던 것입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일해야 할 검찰과 사법부가 비리와 부패로 얼룩져 버린다면 국민은 누구에게 정의를 묻고 누구에게 바른 판단을 맡길 수 있단 말입니까? 지금 우리는 정의와 공정이라는 말의 심각한 착시현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힘과 권력으로 정의와 공정을 뿌옇게 만들어 버리고 선택하기 힘들게 만들어가고 있는 부패한 검찰과 사법부, 그들의 수사와 재판으로 시민들은 심각한 분노의 단계를 넘어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중도는 물리적인 중간이 아닙니다. 


중도라는 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중도는 물리적인 중간이 아닙니다. 중도는 바른 생각, 바른 견해, 바른 행동입니다. 극단으로 치닫는 판단의 기울어짐이 아니라 가지고 있던 잣대를 내려놓고 치우치지 않으며 바른 생각과 바른 판단을 하는 것이 중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이익과 이해를 위해 제 생각을 숨기고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얍삽함’을 ‘중도’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중도라 불리는 약삭빠른 사람들의 표를 의식하며 정작 가야 할 길을 가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미루고, 쳐 내야 할 것들을 쳐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 시대의 중도는 사실 위선(僞善)일 뿐입니다. 위선은 선을 꾸미는 행위입니다. 선이라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을 가장하는 것입니다. 중도는 사실 고상하고 품위 있게 지적으로 영민하게 무엇인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 같지만, 사실 안에는 사납고 게걸스러운 이리들과 짐승들의 썩은 고기를 발라먹는 하이에나의 탐욕이 숨겨져 있을 뿐입니다. 


2022년 부활은 악령들과의 영적 투쟁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 2016년 10월 시국미사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히 무장해야 합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야 합니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어야 합니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에페 6,11-17). 


하느님의 칼은 평화를 위한 칼이며 사랑을 위한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곧 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집니다. 사랑을 위해 악한 지배자들의 어둠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갈라쳐야 합니다. 거짓과 속임수의 불화살을 믿음의 방패로 막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더욱 의로워져야 하며 굳건한 믿음의 방패를 쥐어 잡고 서로에게 날아오는 어두운 세력들의 공격을 어깨 걸고 막아내야 합니다. 언제나 깨어 기도하며 나라의 평화와 정의의 승리를 위해 작은 실천을 해야 합니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영령들을 기억하고 기도합니다. 우금치 전투에서 스러져간 가난한 농민들, 백성들의 울부짖음으로부터 일제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들,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수많은 청춘들, 4.19 미완의 혁명으로 죽어간 김주열과 열사들, 청년노동자 전태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산화했던 광주시민들, 87년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서 자신을 불살랐던 박종철, 이한열 열사와 이름 없이 사라져간 동지들, 통일의 제단에 목숨을 바친 조성만 열사 그리고 2014년 4월 그 바다, 세월호로 희생된 꽃다운 우리 아이들과 구의역에서 숨져간 청년노동자 김군, 석탄발전소에서 쓰러진 용균이, 불멸의 생명과 더불어 은총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모든 이와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들의 부활이 다시 다가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마태 10, 26-27).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공동선> 2022년 5-6월호에도 실린 글입니다.

[필진정보]
지성용 신부 : 인천교구 송림동성당 주임신부, 인하대학교 인문융합치료 전공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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