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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 트라우마,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노동사목소위원회 토론회 열려
  • 문미정
  • mo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11-11 16:21:41
  • 수정 2021-11-11 16: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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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이외에도,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생활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권리들 가운데서 노동자의 신체적인 건강이나 정신적인 건강에 손상을 끼치지 않는 노동환경과 작업 과정에 대한 권리가 결코 간과 되어서는 안 된다.” - 회칙 『노동하는 인간』 19항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부산 한진중공업 화재폭발 사고 등 수많은 산업재해들이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산업재해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 대응은 미흡하기만 하다. 


‘산업재해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트라우마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 10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에서 ‘산업재해 트라우마와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먼저, 이은주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활동가는 노동재해와 트라우마의 정의와 유형에 대해 설명하며, 무엇이 트라우마를 지속-변형-(재)생산하는지를 짚었다.


한 해에 십여만 명의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거나 병들어가는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장기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노출되면서 끊임없는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다. 


외상의 고통은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고, 열등한 인간이나 겁쟁이로 간주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피해자들의 말하기는 다시 한번 금지 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라우마 피해자들의 고통은 말하기를 금지당하면서 더욱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활동가는 급성 외상을 경험한 사람에게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생존자의 안전지대 형성’이라며, 그 안전지대는 생활환경, 경제적 안정 등 안전한 환경을 형성하는 ‘사회적지지’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노동재해의 트라우마를 지속-변형-(재)생산시키는 사회적 요인들로, 외상으로 인한 상처와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인식 부족, 사회 통합적 치료 부재, 치료비 부담 등을 꼽았다.  


이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강은희 변호사는 산업재해 트라우마와 법‧제도와 개선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있어서는 사업주의 예방 의무를 구체화하고 트라우마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을 신설해야 하며. 직업적 트라우마를 겪은 노동자가 무료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직업트라우마센터’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있어서, 직업 복귀를 위한 장기적 안목의 필요성과 트라우마 초기 개입의 필요성 등에 대해 짚었다. 


강은희 변호사는 “산업재해 이후 트라우마 피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치유를 위하여 노동자를 재촉하지 않는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산업재해 트라우마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연대 방향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강은희 변호사는 노동자가 치료와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센터들과 지역사회단체, 지역 교회, 노동조합 간 원활한 소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정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장은 교회가 “직업트라우마센터에서 커버가 안 되는 취약 노동자들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퇴직자, 이직자, 재해자가족에 대한 상담 경로 마련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트라우마 관리,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노동사목소위원회 총무 이영훈 신부는 “10월 한 달 동안 돌아가신 노동자의 숫자는 73명이다. 매일 7~8명의 노동자가 퇴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재 트라우마의 심각성에 비해 연대와 관심이 부족하다면서, “오늘 토론회가 고통받는 분들을 위한 작은 출발과 디딤돌이길 바란다. 토론을 통해 우리 교회가 이들에게 믿음과 확신을 주는 최소한의 안전지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찰과 실천의 시간이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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