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교황의 경제학- 세상의 예언자 목소리
  • 이상호 편집위원
  • 등록 2015-07-06 09:45:59

기사수정



가난한 사람들과 가난한 나라들을 우선하고, 부자들과 부유한 국가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부류를 꼽는다면 아마 ‘정통’ 경제학자들일 것이다. 그들이 대학 강단이나 논문 등을 통해 주장해 온 이론에 대해 교황이 종종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월 교황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 경제학자들은 이번에는 교황이 불평등한 미국 경제에 관해 어떤 말을 할까, 주목하고 있다.


가톨릭 뉴스 서비스(CNS)는 2일 ‘가톨릭 경제학 : 교황은 미국 경제에 대해 ‘신중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자유-시장 자본주의에 대한 교황의 강력한 비판은 상당한 재정· 금융 보수주의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교황을 ‘반 자본주의적’, 더 나가서는 마르크스주의자라고까지 부른다.


미국 노트르남 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국제 가톨릭 경제학자협회(CREDO) 회장인 죠셉 카보스키 교수는 “교황은 가난 해결에는 분배정책이 경제성장 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대부분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미국 사람들이 익숙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경제에 개입해야 된다고 교황은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보스키 교수는 그러나 자신이 보기에 교황은 친 또는 반 자본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신중한 비판자라고 밝혔다.


그는 교황이 미국의 경제생활에 대해 많은 칭찬할 것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예를 들면, 사유재산권, 기업가 정신, 개인의 창의성, 기술적 진보, 일자리와 소득과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방안, 서비스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히 제공하는 정부와 민간부분 등이다.


동시에 교황은 도시 속의 가난한 사람들과 그들이 사회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소득과 부에 있어서의 커다란 격차를 비판할 것이다.


교황은 미국 금융부분에서 시작된 세계 경제위기가 수많은 가난한 나라들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비판하곤 한다.


그러나 그는 교황이 가난한 사람들의 요구를 강조하는 것에는 공감하나,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교황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1929년 대공황의 원인에 대해서도 학계 경제학자들은 아직 토론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교황 말씀 중에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머리를 긁적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인정했다.


미국 주교회의 자문관이기도 한 그는 그러나 교황은 경제학을 강의하는 것 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좋은 경제와 사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져야 하는 지를 교리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라는 렌즈를 통해 경제활동을 평가해야 한다. 그것이 그들 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교황은 취임 이후 2년 동안 강론과 연설 등을 통해 사람들이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 사이의 불균형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 격차를 줄이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데 노력해 왔다.


교황이 현 세계경제를 비판하고 있는 중심에는 ‘쓰레기 문화’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소비와 낭비를 조장하고,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이라고 보이는 사람들을 구석으로 내몰거나 아예 포기하는 것을 말한다.


교황의 ‘제어되지 않은 자본주의’에 대한 주요 비판은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 잘 나타나 있다. 거기에서 교황은 물신숭배와 가난한 사람들의 요구에 대한 무관심에 대하여 회개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는 무엇보다 사람을 우선으로 해야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포용하고 돌봐야 하는 것이다.


교황이 최근 발표한 회칙 ‘찬양을 받으소서’도 똑같은 주제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교황은 쓰레기 문화가 자연과 가장 가깝게 살고 있고, 생애의 대부분을 토지에 의존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과 환경에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에 까지 확대했다.


교황청 국무장관 고위 홍보 자문관인 그레그 버크는 “회칙은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이야기해 왔던 환경 :생활방식과 관련되어 있다”며 “회칙은 환경 뿐 아니라 부와 가난에 대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회칙에서 말하고 있는 행동은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걷잡을 수 없는 소비로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고 있느냐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 구호서비스 회장이자 전 경영학 교수인 캐롤린 우는 회칙은 비즈니스 분야에 대해서도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교황은 실질적으로 비즈니스가 해결방안이 되도록 초대했다”며 “그러나 그 비즈니스는 예전의 비즈니스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교황이 언급한 비즈니스는 단기적 사고, 단기적 이익과 사람을 경시하는 사고방식이라는 망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그녀는 밝혔다.


비즈니스는 실질적으로 연대와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수용하고, 공동선과 모든 사람들의 발전을 지향하며, 좀 더 많이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을 의미하는 것이다.


가톨릭 인간개발 캠페인의 랄프 맥클라우드는 조합들과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비즈니스는 이미 지속가능성과 연대 그리고 보조성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조합을 인간 배제와 싸워 인간을 이익 앞에 놓을 수 있는 가능한 모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맥클라우드는 부서진 경제가 어떻게 가족과 지역사회와 인간 정신을 파괴하는지에 대한 교황의 지적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서로 나눌 수 있는 경제란 그리 많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교황의 언급은 미국의 저소득층에 대한 관심과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고 밝혔다.


미국 주교회의 기관인 가톨릭 인간개발 캠페인은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발전과 조합 설립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설립 이후 노약자를 돕는 조합 등 99개 조합을 지원하고 있다.


조합은 점차 자본주의 경제에서 하나의 가능한 선택으로 이해되고 있다. 미국의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경제적 이익 이외에도 교육과 정치과정에의 좀 더 많은 참여를 포함해 교황이 요구하고 있는 개인 및 지역사회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카보스키 교수는 교황이 최근 ‘억제되지 않은 자본주의’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할 뿐 아니라, 경제가 법적 정치적 문화적 틀 안에서 제한되어야 한다는 어떠한 이념도 거부하는 자본주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규칙과 도덕이 없는 시장은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교황이 진정으로 말하는 있는 것은 가톨릭적 의미에서 말 그대로 자유인 진짜 자유 경제, 즉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완성을 더욱 완전히 이를 수 있도록 하는 경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에 있어서 자유란 분별력을 포함하는 것이어서, 경제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봉사하는 그 고유한 기능을 최대한 달성하기 위해 ‘반성과 지도’를 필요로 한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교황은 경제학자가 아니고, 그의 업무가 경제정책을 제안하는 것도 아니다”며 “교황은 세상의 예언자 목소리가 될 것을 부름 받아, 하느님의 하시는 일과 인간들의 협력을 찬양하는 한편,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회개를 촉구하는 것이다”고 결론지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