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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발
  • 김유철
  • 등록 2019-07-30 10: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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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도 맨발로 십자가 길을 걸었다. ⓒ 김유철


그대의 발



여기 있었군요

눈물로 한 여인이 씻기던 발이

그 여인이 머릿결로 말리던 발이


여기 있었군요

종철의 발과 한열의 발

도청에서 새벽을 맞이하던 발이


여기 있었군요

대추리를 떠나던 김씨의 발과

강정을 뒤로하던 고씨의 발이

숱한 곳에서 내몰리던 

강씨 박씨 최씨 허씨의 발이


웃음만한, 꼭 웃음만한

눈물을 안고 사는 그대의 발이

여기 있었군요


길 위의 그대의 발

십자가의 길을 걷는 그대의 발

맨발입니다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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