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뿌리고 비질하는 일, 부르면 대답하는 일 그것이… ⓒ 김유철
햇살에 담긴 사랑
햇살을 쓴다
어린 스님이 왼쪽에 서고
늙은 중이 오른쪽에 서서
싸리 빗자루로 햇살을 쓴다
어제 밤
어둠을 지우고
흙 속의 온기를 일으키려
거듭 거듭 햇살을 쓴다
비질에 햇살이 날린다
먼 산 둥근 해 품은 푸른빛을
싸리 빗자루 온 몸 공양에
햇살이 날린다
그대
그림자를 눕히는 받침자리는 어딘가
나는
빗질 스쳐간 사랑 위에 눕는다
결국 사랑이다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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