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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언론은 ‘독백’이 아닌 ‘대화’의 도구가 돼야”
  • 끌로셰
  • 등록 2019-05-20 17: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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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외신협회(Foreign Press Association) 소속 기자들과 만났다. 교황은 기자들에게 “저는 언론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며 “여러분이 상처를 만질 때, 그 상처가 교회 공동체 안에 있을지라도 교회는 여러분을 존중한다”고 기자들을 격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언론이란, 진실을 찾는데 기여하는 것이며 오로지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로이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직무가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러분들의 직무는 필수적인 역할인 동시에 여러분에게 막중한 책임을 안겨준다.

교황은 이 같이 말하면서 “여러분이 기사에서 사용하는 단어, 직무 수행 중에 전달하게 되는 이미지와 사회관계망에 공유하는 모든 것을 특별히 신경 써야한다”고 설명했다.


“저는 여러분께 진실과 정의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여, 뉴스가 무너트리는 것이 아닌 세우는 도구가 되고, 충돌이 아닌 만남의 도구가 되며, 독백이 아닌 대화의 도구가 되고, 방향을 흐리는 것이 아닌 인도하는 도구가 되며, 오해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는 도구가 되고, 증오를 퍼트리는 것이 아닌 평화 안에서 걸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되며, 가장 크게 소리치는 이들의 확성기가 아닌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도구가 되기를 당부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겸손’이 언론인들에게 “쐐기돌”(keystone)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쐐기돌은 아치(arch)의 맨 윗부분에 있는 쐐기 모양의 돌로서, 아치를 이루는 다른 돌들이 제자리에 있도록 고정시키며 아치가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기능을 한다.


교황은 “우리 모두가 진실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를 위해 엄청난 겸손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겸손은 진실을 추구하는 원동력인 반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무례함은 진실을 추구하는 일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특히 “겸손한 기자가 된다는 것은 무능력한 기자가 되라는 것이 아니라 기사, 트윗, 생중계 방송이나 라디오를 통해 선을 행할 수도 있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때로는 타인과 공동체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한 겸손한 기자는 사실에 관해 복기하거나 평가를 내리기 전에 정확하게 사실 전체를 알고자 노력 한다면서 “겸손한 기자는 고정관념을 만들거나, 어떤 특정인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거나 그 반대로 모든 책임을 떠밀어야 할 희생양’으로 단순히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쟁, 내전을 비롯해 정치적 탄압으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용감히 자기 일에 헌신하던 도중 죽임 당한 여러분의 동료 기자들의 통계를 슬픈 마음으로 접했다”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국가 건전도의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교황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언론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피해자, 또는 탄압받고 소외당하며, 쫓겨나고, 차별을 받는 이들의 편에 선 기자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겸손하고 자유로운 기자는 뉴스가 되는 나쁜 소식이 더 자주 들려온다고 해도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이렇게 표면 아래 숨겨진 좋은 소식들은 더 알려질 필요가 있으며, 이는 우리 희망에 힘을 불어넣어준다”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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