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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톨릭 신자들, 37%가 ‘교회 떠날 고민한 적 있다’
  • 끌로셰
  • 등록 2019-03-21 11: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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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미국갤럽은 지난 1년간 전 세계 가톨릭교회에서 터져 나온 성직자 성범죄로 인해 미국 가톨릭 신자들이 ‘교회를 떠날 것인가’ 고민 해본 사실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2년 미국 지역일간지 < Boston Globe >가 시카고 대교구에서 벌어진 대형 성직자 성범죄와 그 은폐를 보도하고, 이로 인해 대교구장이 사임했을 당시에도 동일한 질문으로 이루어진 적이 있어, 최근 성직자 성범죄의 파장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교회를 떠날 것인지 고민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 37% 


먼저 “성직자들이 젊은이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최근 뉴스로 인해 개인적으로 교회에 남아있을 것인가를 고민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37%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2002년에는 22%가 ‘그렇다’고 답변해 이번 사건이 신자들에게 더욱 큰 파급효과를 일으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갤럽은 이 결과를 놓고 “2002년보다 이번 추문이 미국신자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날까 고민하다가,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거나, 실제로는 떠날 생각이 없음에도 교회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 느끼는 답답함을 표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떠날 고민을 해봤다’고 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회를 정기적으로 나가는 신자(practicing Catholics)와 그렇지 않은 신자(nonpracticing Catholics)의 반응 차이를 조사한 결과 정기적으로 나가는 신자들이 상대적으로 성직자 성범죄 문제에 둔감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매주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들의 경우 성직자 성범죄 추문 이후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해본 신자의 비율은 22%를 기록했으나, 한 달에 한 번 혹은 거의 본당에 나가지 않는 신자들에서는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해본 신자의 비율이 각각 37%, 46%로 2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본당사제·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신뢰도 비해 사제단·주교단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


자신이 다니는 본당 사제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신뢰도와 달리, 미국 가톨릭교회 성직자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도의 차이와 관계없이 본당 사제를 믿는다고 답변한 비율은 83%, 프란치스코 교황을 믿는다고 답변한 비율은 86%를 기록한 반면, 미국 사제단에 대한 신뢰도는 75%, 주교단에 대한 신뢰도는 72%를 기록했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 사제단과 주교단에 대한 신뢰도에서 부정 응답에 가까운 ‘어느 정도 믿는다’는 답변은 본당 사제나 프란치스코 교황을 ‘어느 정도 믿는다’는 답변에 비해 2배 정도의 비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거의 믿지 않는다/전혀 믿지 않는다’는 답변 역시 미국 사제단과 주교단이, 본당 사제와 프란치스코 교황과 비율상 두 배의 차이를 보였다.


본당사제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강한 신뢰도는 각각 59%, 58%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사제단과 주교단에 대한 강한 신뢰도는 각각 32%, 30%에 그쳤다.


미국 사제와 주교들에 대한 신뢰도 역시 교회 참석률이 높을수록 전반적으로 이번 성직자 성범죄 추문에 따른 영향이 작다는 결과가 나왔다. 


“교회 떠나는 것 외에 다른 방향으로 영향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미국갤럽은 “여전히 미국 가톨릭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체로 신뢰하고 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을 믿는다고 답한 58%의 비율은 가톨릭교회의 지도자라는 역할을 고려할 때 약간은 낮은 수치라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추문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가톨릭신자들은 교회를 떠나는 것 외에도, 교회(활동)에 덜 참석하거나 신앙의 문제에 관한 교회지도자들의 가르침을 수용하려는 의지가 줄어드는 등 다른 방향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21일부터 27일, 그리고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단 회의 기간이 포함된 2월 12일부터 28일 사이에 581명의 미국 가톨릭 신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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