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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관계, 좋았던 때가 있었나
  • 안중근청년기자단
  • 등록 2018-11-16 11: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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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두고 한일 간의 샅바 싸움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의 고노 외무상은 이 판결에 대해 ‘폭거’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강경하게 항의하고 있고, 우리 외교부도 이러한 ‘자극 발언’에 매우 유감스럽다는 성명을 냈다. ‘한일관계가 어느 때는 좋았던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양국이 한일정상회담도 보류하고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해졌다고 할 수 있다.


▲ 1998년 10월 8일 한일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前 대통령과 오부치 前 총리 (사진출처=대통령기록관)

       

사실 올해 2018년은 한일관계에 있어서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고(故) 오부치 前 총리가 공동선언을 발표한 2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당시 양국 정상은 한일 간의 역사를 극복하고 보다 미래 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킨다는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과거사 인식도 포함되어 있으며, 오부치 총리는 ‘일본의 식민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었다’며 사죄했다.
 
지난 11월 3일, 일본의 나고야대학에서 한일 간의 대화와 교류를 목적으로 ‘한일평화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와 나고야대학교 문화인류학연구실이 공동 주최하여 한일 기성세대, 청년세대 간의 대화와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해 토론과 발표시간을 가졌다.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와 학계, 그리고 일본 내 재일동포들의 협력으로 행사가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 축사를 맡은 김영후 휴먼인러브 이사장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축사를 맡은 김영후 휴먼인러브 이사장은 “한일 간에 재난이 발생하였을 경우, 신속하게 구조팀을 보내고 대처할 수 있는 협력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재난 대비책을 같이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 기조연설을 맡은 윤창원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기조연설을 맡은 윤창원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현 상황에 비춰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과 원칙들을 차분하게 재해석하고 그것이 주는 함의를 도출해낼 필요가 있다”며 양국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서로 함께 묻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 토론하고 있는 이케우치 사토시(왼쪽) 나고야대학 교수, 이장희(오른쪽)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2부에서 이어진 한일 간의 대화는 ‘한일 관계와 역사 인식’을 주제로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명예교수와 이케우치 사토시 나고야대학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두 패널들은 한일 관계에 얽힌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장희 교수는 “한일 양국이 어느 한쪽 면을 너무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이 위안부, 인권 문제에 대해 유엔 결의안에 따라 보편적인 흐름을 지키지 않는다’며 불만을 가지고, 일본 측에서는 ‘여러 번 사과 했는데 왜 자꾸 사과하라고 하느냐’라면서 관점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장희 교수는 일본의 잘못된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가해자가 마음을 더 열고 사과해야 되는데, 일본을 이끌어 온 중심부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지 못해 진정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노년층은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있지만 청년세대는 그러한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며 이러한 합의를 정부에만 맡기면 안 되고 민간과 시민사회가 같이 지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이케우치 사토시 교수는 “1998년 오부치 총리와 김대중 대통령의 합의는 1965년 국교 정상화이후 관계증진 목적이었다”고 말하며, 이 합의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 시절 나쁜 행위들에 대해 반성하며 양국이 과거를 딛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결론을 내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면서 “해결이 안 난 것은 그냥 보류해도 되고, 한일 관계에 있어서 그러한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한 서로의 협력을 당부했다.
                              

▲ 폐회사를 맡은 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폐회식에서 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는 “98년의 합의는 한국의 민주주의와 일본의 평화주의를 서로가 인정한 합의”임을 언급하며 “평화가 민주주의임을 천명하고, 동아시아에서 세계 정치를 향한 문건이 되었다”고 말했다.
 
지금의 한일 관계는 마치 맨발로 눈밭을 걷는 것처럼 경색되어 있다. 이러한 관계를 풀고 미래를 향해 같은 의견을 도출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참가자들은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국과 일본,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이지만 가장 먼 나라처럼 느껴지는 이웃나라.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고 진정성 있는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실천할 때, 우리는 감춰져 있던 또 다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한일평화심포지엄 단체사진 (사진출처=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


안중근청년기자단 - 최종원 기자


덧붙이는 글

한일 평화심포지엄 <대한민국 청년, 일본지성사회에게 미래를 묻다> UN세계평화의 날 한국조직위원회와 나고야대학(주관: 인류학과)이 함께 추진하는 한일 미래관계를 위한 행사입니다. 본 심포지엄은 그 동안의 한일교류의 문제점을 분석하여, 그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그 부분에 공감을 표하며 새로운 평화관계를 정립해 나가고자 시범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필진정보]
안중근청년기자단 : 마지막 순간까지 동양평화를 염원했던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며, 글과 영상 등의 컨텐츠를 제작해 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 - 청년안중근> 소속 기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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