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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 김유철
  • 등록 2018-09-11 17:50:58
  • 수정 2018-09-13 11: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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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톨릭프레스 DB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이천 년 전 나자렛 사람에게 ‘어떤 사람’이 다가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이라고 물었지만

나자렛 사람이자 갈릴래아 길손은

헐레벌떡 달려온 ‘권력자’의 

말뜻을 여지없이 알아버렸다


“여보시오, 점쟁이 양반

지금 이대로 누리고 사려면,

황금 옷 입은 채로,

땀 없이 차려지는 양식과,

한번 올라선 불사신의 자리와,

천 년 만 년 거기에 플러스알파까지,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요”라고 숨 가쁘게 말하는 검은 소리로 들렸다


거룩한 달, 성월이다

성스럽게 살고프냐

완전하게 살고프냐

영원한 생명을 얻고프냐


이천 년 전 척박한 팔레스티나에서 살던 목수의 아들

흔하디 흔한 이름이었던 마리아 여인의 아들

십자가 명패대로 유대인의 왕 나자렛 사람이자

교회의 초석 베드로의 고백대로 구세주, 그리스도의 말이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성요셉 성월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성모성월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예수성심성월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순교자 성월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묵주기도 성월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위령성월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대림절과 사순절을 어떻게 지내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성탄과 부활을 어떻게 맞느냐고?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어떤 사람’이자 ‘권력자’는 ‘선하신 스승님’의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낙망하며, 고민하며 떠나갔지만

여전히 그 말을 ‘좋은 생각’이나 ‘굿뉴스’로 표구한 채로

슬퍼하지도 않고, 낙망하지도 않고, 떠나가지도 않는

‘어떤 사람’과 ‘권력자’들에게 바람소리를 보낸다


주님, 어느덧 가을입니다


어떤 사람’ (마태 19,16-26; 마르 10,17-27)

‘권력자’ (루카 18,18-27)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삶·예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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