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어버이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 장영식
  • 등록 2015-06-12 10:08:52
  • 수정 2015-07-17 15:37:59

기사수정




어버이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언제나 조용히 왔다가 말없이 가셨습니다.

슬픈 시선은 하늘 길 위의 까치집을 바라보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언제나 그들의 손에는 묵주가 들려져 있었습니다.


컵라면이 고공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땅 바닥으로 불어터져 나뒹굴고 있는

참담한 현장의 주변을 돌고 돌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 끝의 노동자들과 약자들을 위해

가난한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었습니다.


컵라면 얼음물조차 마음대로 먹고 마시지 못하고

칫솔마저 저들을 공격하는 무기라고 빼앗겨야 하는 현실 속에서

죽임의 사회적 타살을 넘어 생명의 살림을 위해

하느님 어버이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길 소망하며

걷고 또 걸으며 간절한 기도를 바치고 있었습니다.


그들 또한 이 버림받은 보잘 것 없는 모퉁이 땅의

노동자의 아들이요 딸이었던 한 사람의 사제요 수도자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장영식 :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전국 밀양사진전 외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했고 사진집 «밀양아리랑»이 출판됐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