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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겪으며 진정한 회개를 했는가”
  • 신성국
  • 등록 2018-04-12 12:00:18
  • 수정 2018-04-12 20: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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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4.16연대)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4주기가 되는 날이다. 2014년 4월 16일은 성주간 수요일이었다. 나는 그날 아침 일찍부터 수술을 받고 있었다. 간단한 수술이었는데, 마취 상태에서 깨어난 뒤에 텔레비전을 보고 처음 세월호 소식을 알게 됐다. 마취에서 깨어나니 정신은 몽롱하고, 수술부위에서 통증은 시작되고 무척 아팠다. 이런 상태에서 세월호 참사 광경을 보니 몸과 마음이 동시에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재난이고 인재였다. 청와대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은 박근혜 심기만 살피면서 자신들의 직무와 책임을 방기했다. 그들은 박근혜를 우상으로 삼았고, 교주로 신처럼 받드는 사이비 신도들이었다. 한마디로 국가 시스템은 붕괴되고, 이단 종교의 절대 신앙만 남은 미신들이 판치는 세상이었다. 


박근혜를 비롯한 공직자들의 양심은 완전히 마비되었고, 심지어 한국 종교마저도 미쳐 돌아간 사회였다. 우리가 이룩한 21세기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갔는지 첨단과학을 자랑하는 한국의 자부심은 철저히 무너져 내렸다.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박근혜의 취임 일성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기극으로 드러났고 국민들의 삶은 처참했다. 참사 이후에는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하기에 바빴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사법부, 행정부는 손과 발을 맞추면서 일사분란하게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덮고, 자료를 파기하고, 방송과 언론을 동원하여 보도를 통제했다.


정작 4월 16일 침몰 사고 당시에는 인명 구조 활동을 전혀 하지 않은 정부, 우왕좌왕하며 구출 작전에 실패한 정부가 참사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는 손과 발이 척척 맞았다. 사람의 탈을 쓴 괴물집단이 아니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


이제라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또한 한국 교회는 세월호 참사 앞에서 진정한 회개를 하지 않고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요한복음 6장의 후반부는 예수께서 ‘생명의 빵’에 대해 말씀하신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예수께서는 살과 피를 가진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이다. 예수가 세상에 인간으로 오신 사건은 하느님 사랑의 계획아래 성취된 사건이다. 피와 살이 되신 예수는 우리와 인간적인 사랑을 나누신다. 그야말로 예수는 휴머니스트다. 


종교적 사랑을 초월적 사랑이라고 부르지만 실상 우리는 인간적인 사랑만 나누어도 대단한 것이다. 철학이나 신학에서 사랑을 학문적으로 구분하는데, 사랑은 사랑일 뿐이다. 에로스와 아가페의 사랑은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자유로울 뿐이다. 사랑의 다양성과 무한성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 사랑의 무한성은 인간의 능력과 지식을 벗어난다. 사랑은 하느님으로부터 왔기에 한계를 지을 수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랑은 가장 인간적인 것이다. 사랑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고, 인간의 손과 발과 몸으로써 행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사랑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다. 인간적인 사랑의 반대는 추상적이다. 우리가 사용한 신앙의 언어들이 추상적이고 관념적일 때, 실상은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에 대하여 강론하고, 아름다운 말을 쏟아낸다고 한들 구체적이고 인간적인 행동이 없다면 울리는 꽹과리에 불과하다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있다. 예수께서 당신의 피와 살을 먹으라고 하신다. “내가 그 사람 안에서 살고 그가 내 안에서 산다”고 말씀하신 것은, 사랑의 구체성, 실천성, 진정성을 말씀하신 것이다.


즉, 사랑은 내 몸을 던지는 것이다. 대형교회 성직자들이 주일마다 예배에서 입만 벌리면 사랑을 강조하지만, 그들이 몸을 던져서 인간을 사랑 한 적이 있는가? 자기 재산 늘리기 바쁘고, 자식들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퇴직할 때 수백 억 원씩 챙겨갈 뿐이다. 우리는 그들의 위선적인 사랑을 보고 듣는다. 그리고 불신한다.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라고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양손으로 사랑의 하트를 그리는 모습을 자주 봤다. 60평생 남을 위해 자신을 내준 적이 없는 박근혜가 사랑의 하트를 그린다고 그가 사랑의 실천가인가?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은 입으로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속아서 피해를 입고, 나라는 망가지고, 세월호 참사 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사랑이 구체적이거나, 인간적이지 않다면 기만이고, 위선일 뿐이다. 특히 종교 안에서 사랑이 가장 많이 회자되는데, 그만큼 위선과 가식으로 흘러갈 위험이 많다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구체적이며 실천하는 사랑, 진정으로 자신을 내주는 사랑을 보여주신 분이다.     


세월호 4주기를 맞이하여 모든 사건의 진실이 반드시 밝혀지기를 바란다. 세월호 유족들이 원하는대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신부열강]은 ‘소리’로 듣는 팟캐스트 방송으로도 업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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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정보]
신성국 : 천주교 청주교구 소속으로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파견사제다. 현재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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