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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의 세상, 교회의 기쁨과 희망은?
  • 지성용
  • 등록 2018-01-08 10:50:15
  • 수정 2018-03-26 11: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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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성용 신부의 책 『복음의 기쁨, 지금 여기』를 다듬은 글입니다.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저자의 허락을 받고 <가톨릭프레스> 시대의 징표 코너에 매주 월요일 연재 합니다. - 편집자 주



1베드로 3,14-16 에서 우리는 복음선포의 근거를 발견한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옳은 일을 하다가 고난을 받는다 해도 여러분은 행복합니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협박하더라도 무서워하거나 흔들리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속에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우러러 모시고 여러분이 간직하고 있는 희망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라도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십시오. 그러나 답변을 할 때에는 부드러운 태도로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언제나 깨끗한 양심을 지니고 사십시오. 그러면 그리스도를 믿는 여러분의 착한 행실을 헐뜯던 자들이 바로 그 일로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희망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쁜 소식은 무엇인가? 교회가 대형화 되고, 교세가 확장되고, 신학교를 넘어 종합대학을 운영하고, 영리병원과 노인들을 위한 실버타운을 조성했다는 것이 기쁜 소식은 아니다. 교회가 사립 초‧중‧고등학교를 가난한 지역에서 신도시, 국제도시에 국제화 학교로 발돋움 시켰다는 것이 복음은 아닐 것이다. 가톨릭계 학교들이 시장 주의와 경쟁주의, 입시중심 교육에서 자유롭지 못하여 결국 ‘가톨릭교육’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사학운영의 자율성’을 말하며 공공재인 학교를 사학이 마음대로 이동, 신설 배치하는 것은 이전 사학의 ‘투명성’이나 ‘공공성’을 말하며 사립학교법 반대 투쟁을 해왔던 교회가 자가당착(自家撞着)의 함정에 빠져드는 형상이다. 대도시의 땅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아 교회시설이나 성당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 복음은 아닐 것이다. 교회 공동체의 공유재산으로 설정했던 ‘미사예물’ 전액을 모아 사제은퇴기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주교와 사제들만이 아닌, 교회 모든 구성원과 공유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는 문제다. 미사예물, 건축금 등의 비용은 모두 신자들이 봉헌한 헌금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준 희망은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루카 4,18-19)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영원에의 잔치에 초대 받아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성사인 교회는 지금 어떠한 희망을 가지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일찍이 칸트는 그가 무엇을 희망하고 있는지 알게 되면 그가 누구인지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가 듣고자 하는 복음은 교회내의 노동자들이 사회에서처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인간의 존엄과 노동의 소중함을 간직하며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세상은 노동에 대한 온갖 조건과 통제를 만들어 정규직, 비정규직을 나누고 가변비용인 노동비용을 깎아 자신들의 이윤을 최대화 하려 한다지만 교회는 그래서는 안 된다. 교회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이 아니라 실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교회의 노동현실은 어떠한가? 20대 초반에 교구청에 입사해 청춘을 바쳐 일해 온 40대 중반의 직원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 몰리는 위기, 교회병원에서 일하던 자매들이 순식간에 거리로 내몰리며 용역업체의 직원으로 대체되는 위기, 교구청과 본당에서 일하는 신자직원들의 저열한 임금체계, 끊임없이 발생 하는 본당과 시설 직원들의 횡령문제는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문제란 말인가! 노동에 대한 정당한 임금과 생활이 보장된다면 적어도 이러한 극단적인 관계의 파탄은 피해갈 수 있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일이다.  



복음화는 예수님의 선교 명령에 순종하면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오 28, 19-20) 이 말씀에서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그 분을 따르는 이들을 파견하시어 당신이 선포한 복음에 대한 믿음이 세상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전파하게 하셨는지 알게 됩니다.(『복음의 기쁨』 19항)




[필진정보]
지성용 : 천주교 인천교구 용유성당 주임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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