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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는 안전한가?
  • 장영식
  • 등록 2015-06-02 11:48:40
  • 수정 2015-07-17 15: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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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핵발전소는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영식



핵발전소는 안전한가? 정부와 한수원은 핵발전은 절대로 안전하고, 가장 깨끗하고, 가장 값싼 에너지 생산 방식으로서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핵발전의 ‘절대 안전’이란 없다. 일본처럼 지진이 잦은 나라는 물론이고, 우리나라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핵발전을 추진하는 세력은 핵발전소의 안전을 주장한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안전하게 운영하겠다. 우리를 믿으라."고 말한다. 과연 이런 주장이 가능한가? 백보를 양보해서, 사고가 나지 않으면 핵발전은 안전한가?


핵발전 문제의 본질은 핵연료를 태워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핵분열의 결과에 있기 때문에 발전을 끝내도 핵폐기물이 고스란히 남아서 끝없이 방사능을 방출한다. 핵분열로 엄청난 핵에너지와 함께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치명적인 200여 종의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


‘죽음의 재’라고 부르는 이 방사성 물질들의 반감기는 길게는 수만 년이며, 이들은 모두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던 물질들이다. 더구나 방사능에는 안전한 수치란 없다. 방사능 피폭량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시버트란 단위는, 우리 몸 세포 몇 개에 방사능이 통과했는가를 나타낸다. 우리 신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대략 60조 개다.


그중 한 개 세포의 핵에 방사선이 관통하면 1밀리 시버트이다. 핵 속의 DNA는 날마다 상처 입고 치유하기를 반복하는데, 방사선이 통과해 버리면 복잡한 상처를 입어 정상적인 치유를 못하고 암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 1마이크로 시버트는 세포 천 개 중 하나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얘기다. 방사능 1밀리 시버트에 피폭되면 600억 개 세포에 방사능이 관통한다는 말이다.


피폭 기준 연간 1밀리 시버트라는 것은 안전해서가 아니라 그 이하로는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능의 세계 평균이 2.4밀리 시버트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후 기존 연간 1밀리 시버트였던 기준치를 20밀리 시버트까지 올렸다. 다시 말하지만 안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체르노빌 때보다 높다. 모두 사회적,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김익중 교수).


핵발전소나 재처리 공장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항상 방사능이 방출된다. 핵발전으로 바다에 쏟아져 들어가는 온배수, 희석 후 배출해버리는 액체와 기체 상태의 핵폐기물은 핵발전소 주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핵발전소 주변에서는 어린이 백혈병과 갑상선암,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


세포 분열이 활발한 어린이들은 방사능에 노출시 어른보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최근 전국의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별 갑상선암 피해자를 원고로 모집한 결과, 지금까지 545명이라는 숫자를 확인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 고리핵발전소는 걸핏하면 불이 나고, 고장이 나고 소방차가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정신적 공황상태라고 표현하고 있다. 불과 7개월 사이에 고리핵발전소 6기 중 4기가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다.


이와 별개로 지난 연말에는 기장군과 인접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3호기 건설 현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진 데 이어, 핵발전소를 폭파시키겠다는 해커 그룹의 협박으로 인근 주민들이 수일간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 그런데도 정부와 한수원은 무조건 괜찮다고만 한다.


우리는 사소한 결함이나 작은 부주의를 방치하면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상기해야 한다. 핵발전은 인간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는다. 핵발전소는 일단 가동이 시작되면, 핵발전소의 안전은 없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핵발전소를 없애는 것이다. 안전한 핵발전소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장영식 :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전국 밀양사진전 외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했고 사진집 «밀양아리랑»이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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