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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안으로부터 사회구조 변화 필요해”
  • 끌로셰
  • 등록 2017-10-23 18:25:51
  • 수정 2017-12-14 1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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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10월 20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일 교황청 사회과학 학술원(Pontifical Academy of Social Sciences)이 주최한 회의의 참석자들과 만나 ‘소외와 삶의 변두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사회에서 인간 소외와 삶의 변두리가 생겨나는 이유 중 하나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체제 속 불평등과 자연 착취현상”이라고 지적하며 “수입과 부의 증대보다 (더욱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불가피한 일도, 역사적으로 항상 존재해 왔던 현상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개인의 행동양식뿐만 아니라 사회가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경제 규칙”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본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와 같은 체제가 일으키는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교황은 구체적으로 “(은행, 복지, 세금, 학교 등의 분야에서) 이윤이 우선시되면, 민주주의는 불평등과 자연 착취 현상이 증대되는 금권주의가 되어 버린다”고 비판했다.


인간 소외의 두 번째 이유로 교황은 “인간에게 걸맞지 않는 노동”을 들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당시 발표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 (Gaudium et spes) 67항 중 “(…) 생산 노동의 전 과정이 인간의 필요와 생활 방식에 알맞아야 한다”라는 원칙을 아직도 적용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인간적 노동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교황이 인용한 부분은 자본주의에서 인간이 ‘노동의 노예’가 된다고 비판하며 노동의 비인간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대주제 ‘피조물’과 ‘공동의 집’의 보호를 이야기하며 생태 보호에도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분야의 이득을 지키려는 공적, 사적 로비의 압력을 뿌리치고 ‘영적 게으름뱅이’의 모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 변화 정책이나 연구를 행하는 기관들에게는 “정치적 행위는 인간을 위해, 공동선과 자연에 대한 존중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우리는 시장이 부의 생산이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만 효율성을 발휘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전인적 인간 발전을 도우라고 명해야 한다.




교황은 “우리의 도전은 지배적인 사회 질서 구조를 뛰어넘어, 안에서부터 그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용감하게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효율성의 재단에 민주주의, 정의, 자유, 가족, 피조물과 같은 우리 시대의 ‘황금 송아지’를 바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는 인간과 인간이 처한 환경에 맞는 윤리의 관점에서 시장을 ‘개화’(civilize)하는 일을 목표로 해야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러한 ‘개화’의 일환으로 “이전 국제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세계화와 같은 맥락 속에서 민족 국가(Nation-State)의 모습과 역할에 대한 재고”를 제안했다. “국가가 공동선을 독점하는 주체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이는 연대라는 원칙과 더불어 사회 교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보완성(subsidiarity) 원칙을 위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민간 사회의 구체적 역할은 프랑스 시인 샤를 페기가 희망의 역할이라고 말했던 것에 비교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희망의 역할이란 “믿음과 자비라는 두 자매 가운데에서 양쪽의 손을 잡고서 이들을 끌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와 같이 (민간 사회가) 국가와 시장을 이끌어주면 이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와 작동 방식에 대해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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