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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師 / 사 / 스승. 스승으로 삼다
  • 김유철
  • 등록 2017-10-03 12: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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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 / 사 / 스승. 스승으로 삼다



오래도록 스승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이른바 무림의 도사급으로 이름이 들리면 기어이 찾아가 그가 신발끈을 어떻게 매는지 보려했다. 세상에는 반면교사도 많지만 정면교사가 더 많은 법이다. 제 자신이 배우려 한다면 말이다.



스승은 눈앞에 있다



바보도 스승이고

천재도 스승이며

달팽이도 스승이다


나뭇잎이 온 몸에 구멍을 내어

벌레들 먹이로 내어주고

하늘빛이 통하도록 하며

이슬이 땅에 떨어지게 하는

무심無心 앞에 경배를 한다


새소리도 스승이고

물소리도 스승이며

사기꾼 소리마저 스승이니


등불 켜고

공부할 마음만 있다면

그물을 버리고

따라나설 마음만 있다면

스승은 눈앞에 있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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