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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희망’은 배부른 사람들을 위한 덕 아냐”
  • 끌로셰
  • 등록 2017-09-29 14:02:29
  • 수정 2017-12-14 15: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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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9월 27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 (사진출처=en.Radio 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은 27일, 순례객들이 모인 바티칸 베드로 광장에서 “희망을 가로막는 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황은 먼저 ‘판도라의 상자’ 이야기를 하며 “모든 불행이 빠져나간 뒤 남게 된 작은 선물이 모든 악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상자를 가지고 있던 판도라는 마침내 그것이 희망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람이 희망을 가꾸지 않으면 자신의 동굴을 벗어나지 못 했을 것이며 역사에 어떤 흔적도 남기지 못 했을 것이다.


교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격언처럼 ‘삶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삶을 지탱하고 지켜주며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불쌍한 아이들은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면서도 내일이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 놀랍다’ - 프랑스 작가 샤를르 페기(Charles Péguy)의 시


교황은 이 시를 인용하며 “그 분이 경탄하며 감동받는 것은 바로 사람의 이러한 희망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인이 그린 모습은 농부, 가난한 노동자, 더 나은 미래를 찾는 이민자와 같은 세상을 거쳐 가는 많은 사람들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 (사진출처=en.Radio Vatican)


“이들은 비록 어려운 현실의 쓴맛을 보았지만, 자신의 아이들은 더 공정하고 평온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 수많은 어려움을 물리쳐 온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희망이 단순히 현재를 위한 염원 혹은 개인주의적인 소망이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희망이란 여행을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이며, 여행이란 우리 땅에 오는 이민자들, 그리고 이들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이들의 마음을 향해 다가가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에도 난민과 이민자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희망이란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일어나는 감정이기도 하다”며 더욱 구체적으로 “이들을 만나고, 알아가며, 이들과 대화하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야 말로 최악의 형벌


또한, 희망은 배가 부른 사람들을 위한 덕이 아니라면서 “때로 삶에서 모든 것을 얻게 되는 일은 불행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기다림과 인내의 덕을 배우지 못 했으며, 무언가를 얻기 위해 땀을 흘려본 적 없고, 스무살 즈음 되어 세상 모든 것을 다 해보았으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된 청년을 떠올려보라”고 말했다. “이런 청년에게는 이미 가을이 찾아온 것”이라며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게 되는 것이야 말로 최악의 형벌”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교황은 “우리는 절망 속에서 혼자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이 희망을 빼앗아 갈 수 없다. 그러니 함께 앞으로 나아가자!”고 사람들을 격려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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