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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회조차 사람들을 ‘숫자’로 따져”
  • 끌로셰
  • 등록 2017-02-07 15:42:41
  • 수정 2017-12-14 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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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HOLY SEE PRESS OFFICE >의 2월 4일자 보도자료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보기) - 편집자주


▲ 지난 4일 포콜라레 운동이 주최한 `경제와 공유` 회의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 이날 회의에는 1,1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출처=Focolare Movement)


지난 4일 아침 바오로 6세 알현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포콜라레 운동이 주최한 ‘경제와 공유’ 회의 참석자 1,100여명을 맞이했다. 


교황은 ‘경제’와 ‘공유’라는 단어에 대해 “현 문화 속에서 이 두 단어는 서로 떨어져 있으며 종종 대립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으로 사람들 사이의 공유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를 개선하고 촉진시킬 수 있다. 여러분들의 삶을 통해 이 두 개념이 함께 할 때 더욱 아름다워 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교황이 말했다. 교황은 포콜라레 운동의 방점으로 ‘돈, 가난, 미래’를 꼽았다.


“악마는 주머니를 통해 들어온다” 


‘돈’에 대해서는 “공유의 경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공유 경제의 중심에는 여러분의 이득을 공유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며, 이는 이득의 공유이면서 삶의 공유를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말하며 경제적 이득 공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요한 복음 2장 13-21절에 등장하는 일화를 언급하며, “어떻게 하면 예수께서 쫓아내지 않으시는 상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돈은 필요하지만 돈 자체가 목표가 되는 순간 돈은 우상이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재화라는 우상을 경배하는 것은 “영생을 대신하려는 시도이며, 물건이 낡고 닳으면 다시 돈을 내고 새 물건을 사는 행위를 통해 죽음을 이겨냈다는 환상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착한 사마리아인을 뛰어넘는 돌아온 탕아의 아버지


포콜라레 운동의 핵심 주제인 ‘가난’에 대해서는, “공공, 민간에서 많은 제안이 이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사람이 가난을 겪고 있으며, 사회로부터 ‘처분’ 당한 이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자본주의가 ‘처분’ 당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내고는, 이들을 숨기거나 눈에 보이지 않게 하려는 것이 주요한 윤리적 딜레마”라고 말했다. 결국 심각한 가난의 형태는 “이렇게 처분되고 숨겨지는 가난한 사람들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경제 체제의 규칙을 바꿔나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착한 사마리아인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바로 이러한 도둑과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죄의 기반과 맞서 싸우며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행기표에 포함된 환경부담금, 카지노의 후원을 받는 도박 중독 치료, 무기로 인해 신체 일부가 잘린 아이들을 후원하는 군수 산업은 모두 ‘위선’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자비를 부정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성과주의의 방해를 받지 말고 돌아온 탕아의 아버지 모습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영혼과 삶의 질서 변화는 큰 숫자와 관련된 것이 아니다”


‘미래’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심지어 교회 조차 사람들을 숫자로 생각 해왔으며, 권력 구조를 만들고, 이에 따라 가난한 이들을 잊어버리게 되었다”고 지적하며 결국, 양적으로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그저 소금과 누룩”이 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결국 자본주의 체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자선 활동’이 아닌 ‘공유’가 되어야 한다며 “단순히 이득을 나누는 것은 쉽다. ‘부스러기’를 받는 이들을 안아주고 만지지는 않는다. 이와 반대로 그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도, 이것이 우리 인생 전체를 나누는 것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을 먹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의 문제로 인해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 혹은,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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