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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는 여전히 ‘죄’지만 용서 못할 죄는 없다
  • 끌로셰
  • 등록 2016-11-24 14:43:21
  • 수정 2016-11-30 19: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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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 La Croix > 11월 21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자비가 더욱 손에 가 닿을 수 있기를) - 편집자주



지난 21일 발표한 교황 교서 ‘미세리코르디아 에 미세라’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신부들에게 주어진 ‘낙태’ 죄를 사해줄 권한을 자비의 희년 이후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무엇을 결정한 것인가


바티칸은 지난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희년 마침 예식 당시 서명한 교황 교서 ‘미세리코르디아 에 미세라’를 발표했다. 교황은 교서에서 “고해(성사)의 요청과 하느님의 용서 사이에 그 어떤 장애물도 끼어들지 않도록, 나는 모든 신부들에게 지금부터 그들의 직분에 따라, ‘낙태’ 죄를 사할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교서를 통해 “나는 낙태가 무고한 한 삶을 죽게 만든다는 점에서 낙태는 여전히 심각한 죄임을 다시 한 번 매우 강조하여 말하고 싶다. 하지만, 하느님의 자비에 따라 누군가 회개했다고 여길 때 하느님의 자비로 용서 못할 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똑같이 강조하여 말할 수 있으며, 말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낙태’ 죄 사면은 보통 주교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주교들은 모든 신부 혹은 일부에게 이 권한을 이양할 수 있다(이를 테면 교구 내의 “고해 신부”가 여기에 해당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개한 자라면 누구든지 하느님의 용서를 받을 수 있다” 라면서 지난 해 12월 8일 자비의 희년 시작 예식 때 “자비의 희년을 맞아 모든 신부들에게 ‘낙태’ 죄 사면 권한을, 죄를 저질렀으나 회개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는 이들의 죄를 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여기에는 낙태한 여성뿐만 아니라 의사 역시 포함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같은 권한을 자비의 희년에 한정하겠다고 예정했던 조치를 연장한 것이다. “자비의 희년이라는 제한된 시기 중에 내가 부여했던 것이 이제는 시대의 흐름 속으로 퍼지게 되었다”라고 교황은 교서에서 말했다.


결정의 범위는 어디까지


“어떤 죄(의 사면)를 ‘한정’하는 것은 주교들이 신부들에게 압박이 가해지는 사태를 피하고, 일부 첨예한 상황의 경우 신부들이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한 하나의 방도”라고 프랑스 리옹 가톨릭대학교 교수 장-마리 귈레뜨가 설명했다. 교회 역사에서, 일부 죄의 (사면)들은 어떤 시대에는 ‘한정’된 것으로, 또 어떤 시대에는 한정보다 더 나아가 일부 교구에서만 행해질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일례로, 지금 이 낙태 죄 사면 권한은 주교에 의해 프랑스 여러 교구의 신부들에게 이미 부여된 바 있다.


“최고 입법자로서의 교황은 신부들에게 이 권한을 넘겨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위험성은 이렇게 내려진 결정들의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교황은 ‘개별 상황에 맞는 방식’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확인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가 강조했던 바와 같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결정은 죄의 엄중함을 최소화하기 위함이 아니다. 주교나 주교 대행보다 신부에게 죄를 고백하는 것이 더 쉬워 보인다는 점에서, 이러한 결정의 목적은 그저 “자비가 더욱 가까이 손에 가 닿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장-마리 귈레뜨 교수는 설명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의 문제로 인해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 혹은,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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