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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爲 / 위 / 하다. 만들다. 베풀다
  • 김유철
  • 등록 2016-09-27 10:10:20
  • 수정 2016-09-27 10: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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爲 / 위 / 하다. 만들다. 베풀다



‘무위’ 無爲. 노자라는 옛 사람의 말이 똑똑하다고 나서는 이들의 종아리를 친다. 가장 귀한 것-먹지 않으면 죽는 ‘쌀’-을 가장 싼 값으로 흥정하는 자본주의 족속들 엉덩이에 치도곤을 친다. 무언가 만들고, 베풀고, 꾸미고, 간주하고, 조작하며, 정치를 한다는 것들이 결국 하느님 목숨 빼앗음에 哭한다. 통곡한다.



거기 누구 없소



하느님 거기 없는 줄 빤히 알면서

시커멓게 타버린 가슴 열고

하늘을 본다

그나마 쳐다볼 곳 있어서

다행이라 여기며

뭉게구름 거느린 무심한 

하늘을 본다


울어서 될 일 아닌 줄 빤히 알면서

눈물 가득 담긴 눈 들어 

하늘을 본다

그나마 눈물 흘러내리지 않도록

올려다 볼 곳 있어서

다행이라 여기며

‘거기 누구 없소’라는 마음으로 

하늘을 본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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