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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騰 / 등 / 오르다. 높은 곳으로 가다. (말, 수레) 타다
  • 김유철
  • 등록 2016-08-23 10:56:59
  • 수정 2016-09-07 11: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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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르다. 높은 곳으로 가다. (, 수레) 타다



한반도 3대 폭포라 함은 금강산 구룡폭포와 설악산 대승폭포 그리고 개성 천마산 박연폭포다. 언젠가 한겨울 박연폭포를 마주한 일이 있었다. 폭포는 그 큰 물줄기를 꽁꽁 얼린 채 남인南人을 맞았다. 여름이라고 흐를 물이 아니라 총칼을 내려놔야 흐를 물로 보였다. 거슬러 오르는 물을 보고 싶다.

 


박연폭포 앞에서

 


공중제비 끝에

곤두박질하는 그대를

개성에서 만났다

 

화강암보다

더 굳게 얼어붙은 그대의 맨몸이

슬프다

 

용맹정진은 부동자세로

칼끝 같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을 지나

없어진 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어찌 그대는 바윗돌 갈아 거울을 만드는가

 

몸을 풀어라

그들이 쑥덕쑥덕 작당하여

너의 온 몸 곤두박질시킨 것을

거슬러 올라라

 

살아있는 맨 몸으로

뜨거운 가슴으로

평화의 염원으로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 예술 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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