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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영화로 보는 세상 : 우리 시대는 이런 리더를 원한다
  • 이정배
  • 등록 2016-08-11 10: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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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대표적인 유형에는 독재형, 카리스마형, 방임형, 민주형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분류는 주로 아랫사람들을 다스리는 방식에 따른 것이다. 어떤 일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중시되는 우리 시대에는 예전과 다른 분류방식이 필요하다. 실무적인 측면에서 보면 다른 방식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리더에는 탁상(卓上)형, 현장(現場)형, 음모(陰謀)형이 있다. ‘탁상형 리더’는 말 그대로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주시하거나 올라오는 서류만을 검토하여 판단하고 시행하는 리더이다. 이들의 장점은 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냉정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자료에만 의지하기 때문에 실제로 일을 집행했을 때, 현장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있다.


‘현장형 리더’는 자기 발로 모든 현장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리더이다. 현장의 상황을 꼼꼼히 모니터 하기 때문에 일을 실행하는데 오류가 적다. 다만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절대화하는 단점이 있다. 타인의 조언을 내심 무시하고 자기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정보는 인정하지 않는다. 때론 너무 현실적이어서 불가능성을 파악하면 일을 포기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음모형 리더’는 사적인 비밀 조직망을 가지고 있어, 드러나지 않은 인물들과 모든 상황을 논의하고 그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여 판단하는 리더이다. 현장감 없는 탁상형을 보완하기 위해 자기 대신 현장에 밀사를 파견하여 현장의 정보를 읽고 판단하는 리더이다. 공적인 조직에 속해 있는 이들의 저항이 크기 때문에 결집력이 약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영화 《명량》(2014)에 의하면, 이순신은 철저히 현장을 돌아보아 상황을 판단을 하고, 책상에 앉아 깊은 사색으로 현실을 돌파할 방도를 모색하며, 적진 속에 밀사를 두어 급변하는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멀티(Multi)형 리더’이다. 더욱이 자신이 먼저 죽어야 일 풀린다는 소신으로 가장 앞서서 적들과 맞서는 솔선수범과 희생 그리고 책임감으로 무장된 리더이다.


우리 시대는 이런 리더를 원한다. 일의 결과를 놓고 국민의 의식이 덜 깨어있다고 푸념하거나, 소속 당의 수뇌부가 결정을 잘못했다고 책임을 돌리거나, 하늘이 돕지 않았다고 운명을 탓하여 삿대질하거나, 아랫사람들이 잘못한 것이라고 추궁하고 다음 날로 파면시키거나, 상대 정파에게 잘못의 원인을 모두 돌려버리는 격(格)이 저렴한 리더를 원하지 않는다.


백성을 위하는 것이 충(忠)이고, 백성의 애쓰고 수고함이 천운(天運)이라 확신하여 그들을 꾸준히 돌아보고 그들을 위해 자신의 한 목숨 내거는 그런 리더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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