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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呂 / 려 / 음률. 등뼈. 땅 이름
  • 김유철
  • 등록 2016-07-26 11:06:29
  • 수정 2016-08-02 12: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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呂 / 려 / 음률. 등뼈. 땅 이름



땅에서도, 강물에서도, 머물다 흐르는 바람에서도 소리가 새어 나온다. 하물며 살아있는 사람들에서야 말할 것 무엇이겠는가? 그 소리를 듣는 귀가 있는가하며 매몰차게 덮어버린 귀도 있겠지만 등의 뼈를 파고드는, 등의 뼈에서 나오는 그 음률은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예수 낙동강 1



적신赤身걸린 십자가 바라보는 일은

낙동강 숨소리 듣는 일

참 아득하고 민망하기 그지없는 일


민물새우 사라진 모래톱

우두커니 서있는 검은 새

저물도록 흐르지 않는 깊은 강


사람들 소란 속에서

하늘빛 품고 돌아누운 낙동강은

땅에 글을 쓰던 예수의 마른 등뼈


그대 지금 어디 있는가

그대 지금 어디 있는가

묻고 또 묻는 저 목소리는

낙동강인가

예수이런가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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