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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 餘 / 남다. 넉넉하다. 여유가 있다. 그 이상
세존께서 누웠던 자리나 청년 예수가 머물던 자리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 넉넉함에 빙그레 미소 짓게 된다. 강퍅한 사람으로 세상이 몰아붙여도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갈뿐이었다. 그 자리의 여유로움, 그 이상을 생각하며 이승의 6월을 또 한 번 보낸다.
바람이 누웠던 자리
그 바람
그 바람
그 바람에 몸을 눕힙니다
봄바람에 흐트러진 꽃잎도 이유가 있겠지만
속절없는 일도,
부질없는 일도,
풀밭에 움푹 파인 몸자리가 생긴 것도
그저 바람이 누웠던 자리입니다.
어린 도요새가 떠난 빈 둥지와
사람 떠난 마음속은 스러진 보릿대로 그득합니다
물 없는 연못에 빈 바람이 몸을 눕힙니다
바람 속에 엎드려 그저 숨어삽니다
바람이 누웠던 자리
꼭
그대 얼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