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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영화로 보는 세상 : 미국의 초지일관(初志一貫)
  • 이정배
  • 등록 2016-06-09 10:40:42
  • 수정 2016-06-09 10: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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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까지 유럽의 배들은 세계 곳곳을 누볐다. 소위 ‘대항해시대’라고 말하는 이 시대에 유럽 국가들은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해 먼 바다를 돌아다녔다. 이들은 식민지의 노동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제국을 형성했다. 중앙아메리카로부터 옥수수, 감자 등의 채소와 과일을 들여왔고, 라틴아메리카로부터 금, 은과 같은 광물을 들여왔다. 아프리카로부터는 노예를 들여와 자국의 노동력을 대신했다.


유럽은 물질적으로 풍부해졌으며 자본을 운영하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였다. 18세기 중반이후, 중국을 비롯한 동양과 아랍으로부터 과학과 기술을 들여오면서 제국주의의 국력은 더욱 강해졌다. 산업혁명이 일어나 과학과 기술적으로 발전한 유럽 제국은 앞다투어 식민지 확장에 나섰다.


이러한 흐름에 뒤쳐진 국가가 독일과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일본이었다. 이 국가들은 식민지 확장을 통해 제국으로 발전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때마침 열등감을 지녔던 독일이 당시 제국주의 반열에 뒤쳐져있던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와 동맹국을 이루어 유럽 국가들과 힘 대결을 할 준비를 하였다. 러시아가 연합국에 가담하고 이탈리아와 일본 그리고 뒤늦게 미국도 가담한다. 한편 오스만과 불가리아는 동맹국에 가담하게 된다. 이렇듯 세계가 거대한 두 개의 축으로 편성되어 전쟁을 벌이는데, 이것이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라틴아메리카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었다. 이때 ‘시몬 볼리바르’는 라틴아메리카 독립을 위해 뛰어든다. 스페인군과 맞서 100회 이상의 전투를 치렀다. 그가 말을 타고 다닌 거리는 무려 10만 킬로미터에 달했으며, 군사작전을 편 영토는 알렉산더의 두 배였다고 한다. 무엇보다 볼리바르는 라틴아메리카를 하나의 국가로 통일시키려 했다. 제국들이 라틴 아메리카의 힘을 분산시키기 위해 제멋대로 분할해 놓은 국가들을 하나로 만들어 강하고 평등한 국가를 세우려 한 것이다.


영화 ≪리버레이터:자유를 위하여 (The Liberator)≫(2013)는 그가 라틴아메리카를 위해 헌신하게 된 계기와 그가 이루어낸 열정의 흔적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꿈은 상당부분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내홍과 미국의 개입으로 무산되고 만다. 라틴아메리카가 통일된 국가가 되면 마음대로 간섭할 수 없다는 것을 간파한 미국은 이들의 통일 노력을 깨버린다. 


미국은 신생제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중앙아메리카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의 자원과 인력을 장악해야 가능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라틴아메리카의 국가들에게 스페인과 포르투갈로부터 벗어나라고 종용하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손아귀 안으로 들어오도록 모의하고 있었다. 또한 음식과 과일 그리고 커피와 같은 기호식품을 값싸게 즐기기 위해서는 중앙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저가의 석유를 확보하여 환차익으로 부를 누리려는 현재 미국의 태도는 일관된 역사적 맥락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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