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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현이동훈] 100주년 기념 범어대성당 시대, 대구대교구에 바란다
  • 현이동훈
  • 등록 2016-05-24 1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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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천주교 대구대교구)



5월 22일 대구대교구는 새로운 성당을 봉헌하는 미사를 드렸다. 교구설정 100주년을 맞이해 대구시 범어동에 위치한 범어본당을 주교좌성당으로 지정하고 크게 지었다. 현재 계산주교좌성당과 공동 주교좌성당으로 함께하며, 앞으로 그곳에서 성품성사 미사를 드릴 것이라고 한다.


새 주교좌성당이 위치한 범어동은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에 있다. 대구의 광화문이라고 할 만큼 언론사와 정당, 법원, 사법, 기업들이 집중되어 있다. 그 정도로 새 주교좌성당은 대구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유하고 권력과 돈이 집중되어 있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주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새로운 주교좌성당은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건물답게 다양한 공간들이 눈에 띄지만, 문제는 이런 공간들이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데있다. 22일 봉헌식에 가난한 이웃들보다 유명 인사들과 지역 권력자들을 많이 초대해 안타까웠다. 역시 대구의 강남답다!


이번에 새로 지은 성당 내부는 계명대 채플 교회당, 성 베네딕토회 왜관수도원과 같은 구조로 지어졌다. 지하에는 주차장이 있으며 맞은편에는 소성당이 위치해 있다. 최근 지은 건물답게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시설도 잘 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화장실 이용이 불편하다. 장애인화장실 입구 폭이 너무 좁다. 비장애인 화장실도 불편해 보이긴 마찬가지다. 이미 지어서 어쩔 수 없지만 처음부터 법적기준을 준수해서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 성전을 봉헌하는 대구대교구는 교구설정 100주년을 기념한다. 기념도 좋지만 반성도 많이 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친일부역, 군사독재 시절 독재부역과 민주화 탄압에 대한 침묵은 대구대교구의 어두운 면이다. 뿐만 아니라 재단대학의 산학협력으로 인문학을 포기하고, 명문에 집착한 재단교육기관들의 비인간적인 교육환경 문제도 있다. 


또 일부 교구재단 장애인사업시설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채 은밀히 드러나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일어난 의료사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도 한다. 또한 교구소유 골프장 운영권 분쟁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런 어두운 면들은 대구대교구의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기념은 곧 위선이 되고 말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거리감을 주는 공간에 주교좌성당이 들어선 점이 마음에 걸린다. 새 주교좌성당을 만들기 전 교구청과 교구교육기관에 장애인들과 임산부 등 이동약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 것을 무시하고 대성당에 돈을 너무 많이 투자했다는 사실에는 문제가 있다. 


새로 지은 건물에 장애인 시설을 만들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좋은 건물과 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 하는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즉, 장애인들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시각과 청각 장애인들에게 의사소통 도구를 제공하는 것들이다. 본당에서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회참여에서 장애인들이 소외된다면 잘 만들어진 장애인시설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성당이 예술을 위한 장소로도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당 행사에 참여하는 예술들이 고상하기만 하고 서민들과 함께 하지 않는 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것은 위선일 뿐이다. 가난한 예술인들이 성당 행사에 참여하고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0주년 맞이가 기념만으로 그쳐선 안 됨을 대구대교구는 명심해야 한다. 반성과 함께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반성 없는 기념은 앞으로 더 큰 죄를 짓겠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장애인과 가난한 이웃 모두 차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교구와 성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가난한 사람들을 차별하고 소외시키고 부자들과 권력자들을 가까이 한다면, 예수는 100주년 범어대성당을 보고 “이 성전을 허물어라!” 하고 말할 것이다.



[필진정보]
현이동훈 (안토니오) : 가톨릭 아나키스트로 아나키즘과 해방신학의 조화를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과 생태주의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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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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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6-10-22 02:21:52

    483억 성전 오호 통재라! 그것도 모금 초과달성인데 그래서 평신도를 병신도라고 한다던가?
    투자한 자가 감사권이 있어야 하는데! 사제들끼리 재정감사하고! 신자는? 건전한 비판을 하면
    독성죄라고 겁먹어 김정은 정권하에 꼼짝 못하고 죽어가는 슬픈 존재들 같이 숨죽여 눈만 껌뻑이고 ! 그래서 보다못한 모 단체에서는 헌금 덜내기 운동을 한다던데!  대구 암브로시오회 같은 곳에서는 구사대마냥 증인채택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던가? ㅋㅋ독재정권의 한심한 시녀들 마냥! 그게 가톨릭 신자가 아닌데!
    돈 빼내 횡령했다면 철저히 밝혀 법앞에서 누구나 평등해야 하는게  민주주의의 근본!
    사제든 대주교든  사과로 그칠게 아니라 구속 수감되어야 할 것이다! 사퇴로서 무마된다면 가톨릭은 중세로 돌아간다! 유럽교회마냥 성전은 화려한 관광지로 전락하고 신자없이 텅텅빈 헛개비교회로! 교회가 부유하면 타락한 역사를 상기하며 씁씁한 가을을 보낸다! 전문성없는 성직자를 기관장으로 발령하는 주교들 각성을 촉구한다! 전문가가 해도 될까말까한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언론 병원 학교 사회복지 단체의 장들을 인사발령하고 지금의 교회가 있도록 물심양면 투자한 신자들을 불신하는 주교들은 전 교황같이 사퇴하여야 할것이다!
    신자들이 주권을 찾지 못하면 결국에는 우리도 유럽교회로 전락할 게 뻔한데!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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