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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往 / 왕 / 가다. 옛. 이따금
  • 김유철
  • 등록 2016-05-17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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往 / 왕 / 가다. 옛. 이따금



오월에 우리는 금남로와 망월동을 피할 길이 없다. 오월에 우리는 이 땅에서 사라진 붉은 생명들을 잊을 길이 없다. 그 해 오월은 단 한 번 지나갔지만 옛 이야기가 아니다. 이따금 그곳과 그들이 떠오르는 것은 살아있게 하라는 것이다. 그들의 마음과 그곳의 마음을 지금여기에서.




다시 망월동 언덕에 서서



거기 계시는가


그대 남겨준 속적삼 부여잡고

돌아간다고

돌아간다고

돌아간다고

오월 그 날

가슴 저며 초혼가를 부르던 그 날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더니


거기 계시는가


붉은 꽃 아직도 가슴에 부여잡고

내려놓을 앞 뜰 뒤 뜰 찾지 못했는데

언덕 위 다시 샛바람분다

돌아가라고

돌아가라고

돌아가라고


그대 가신 길 어딘 줄 일러주오

부활한 그대 머무는 갈릴래아 그곳이

어딘 줄 일러주오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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