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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辰 / 진 / 별. 아침. 3월. 동남동
  • 김유철
  • 등록 2016-03-29 10:26:15
  • 수정 2017-07-04 10: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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辰 / 진 / 별. 아침. 3월. 동남동




개운하다는 말이 있다. 때로 보면 저녁나절보다는 아침나절에 적당한 말일 것이고, 일로 보면 중간에 쓰기보다는 마무리에 적절히 사용되는 말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시작에 달려있다. 3월 아침 동남동 방향에서 해와 달과 별이 만나는 그 곳에서 세상 이야기는 시작된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TO. Somebody



묻는다

나는 누군가

엄지발가락만 방바닥에서 빠져나오면 자유인이 될 것처럼 안달하는

나는 누군가


달려가고

매달리고

애원하고

기도하고

불면不眠하고

외면하고


다시 달려가고

다시 매달리고

다시 애원하고

다시 기도하고

다시 불면不眠하고

다시 산을 걷다가


또 다시 달려가고

또 다시 매달리고

또 다시 애원하고

또 다시 기도하고

또 다시 불면不眠하고

또 다시 바닷가를 거닐다가


TO. Somebody

하여, 묻는다

해와 달과 별 아래 서성이는

나는 누군가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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