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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盈 / 영 / 차다. 넘치다. 펴지다
  • 김유철
  • 등록 2016-03-15 10:04:08
  • 수정 2016-03-15 1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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盈 / 영 / 차다. 넘치다. 펴지다



봄에는 편지를 쓰는 일보다 받는 일이 더 봄스럽다. 벚나무가 보내는 연분홍 편지지, 이팝나무가 보내는 희디 흰 편지지, 생강나무가 보내는 노란 편지지 그 속에 담긴 숱한 점... 점... 점... 점에 기대고 있는 그림자들, 손끝 온기들. 보름달 봄밤에 받는 잔은 차고 넘쳤다.




E=mc²



완전히 다른 발길이었는데

한 사람은 무게 중심이었고

또 한사람은 빛 중심이었는데

민무늬 종이였고

구르는 돌이었는데

이젠 서로 기대고 산다


달이 꽉 차면

햇빛이 마루를 가득 채우면

별빛이 창호지에 펴지면

뜻대로 되는 듯 혹은 뜻대로 되지 않은 듯

그런 봄밤이 다가오면

E=mc², 온 몸으로 스며든다


산책과 상상이 있음만으로도

서로 기대고 사는 일

사랑만이

사람만이 

가득

할 수 있는 일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삶 예술연구소'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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