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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붓과 시편 : 宇 / 우 / 집. 지붕. 처마
  • 김유철
  • 등록 2016-02-02 10:01:29
  • 수정 2017-07-04 10:4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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宇 / 우 / 집. 지붕. 처마



부엌달린 방 한 칸, 사글세가 제법 많은 집. 그곳에 신혼살림을 펼쳤다. 삼십년을 지내는 동안 열 평짜리 아파트를 거쳐 열일곱 평으로 옮기고 지금은 스물여섯 평 <밝음재>에 터무니를 새기면서 머물고 있다. 우주 전체를 집이라 불렀던 사람들은 내가 머물다 떠나는 터무니를 어떻게 볼까? 



사과꽃과 골분骨粉



사과꽃은

벚꽃보다 예쁘다


사과꽃은

짙은 핑크색 꽃망울이 순백색 꽃으로 몸을 바꾸는

잠 못 드는

잠든 가슴 설레어

꿈꾸게 하는 예쁜 꽃


그 꽃이 피어날 오월의 저녁 무렵

덩달아 가시꽃들이 우선순위 없이 피어 날 그 달의 해질녘

사과나무 밑동은 우주여행의 시작점

우주의 입구에 내 골분骨粉을 뿌려라

사과꽃이 피도록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시집<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그림자숨소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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