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아름이 편지 : 조금 더 앳되보이는 우리 승현이의 얼굴에는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 합니다.
  • 이아름
  • 등록 2015-04-29 10:23:42
  • 수정 2015-05-11 14:47:14

기사수정



2015년 4월 28일 화요일 65일차.


논산 외성 삼거리에서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승현이를 만났습니다.

박재동 화백님께서 그려 주신 우리 승현이.

김신 만화가님께서 직접 가져다 주셨습니다.


그림 속의 우리 승현이는 더욱 멋져 보였습니다.

조금 더 앳되보이는 우리 승현이의 얼굴에는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 합니다.

잘 깨지지 않는 아크릴로 된 예쁜 액자에 우리 승현이를 더 예쁘게 담아 주셨습니다.


칙칙한 영정 사진이 싫었던 아빠는 정말 마음에 쏙 든다고 말합니다.

하늘과 산을 벗 삼아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는 우리 승현이가 너무나 예쁩니다.

내일은 승현이의 예쁜 얼굴을 보며 절을 하고 있을 겁니다.

작년 여름 아빠와 함께 걸었던 웅기아빠의 큰 아들, 웅기의 큰 형, 인기오빠도 다녀 갔습니다.


오늘은 승현이 보다 하루 먼저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던 웅기의 기일 입니다.

형아와 누나가 함께 걷고 절하는 모습을 승현이와 웅기가 지켜보고 있었을 겁니다.

백일제도 함께 지냈던 웅기가 오늘은 유난히 더 생각이 납니다.


마음이 많이 복잡하고 아팠을텐데 저와 함께 걸어 준 인기오빠에게 정말 고맙고,

오늘 밤 웅기를 위한 기도를 하겠다는 말 밖에는 해줄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생각 없이 살아서 살기가 편했던 철 없는 누나는 갑자기 생각이 많아져 사는게 재미가 없습니다.

죽을 때까지 철 들고 싶지 않았던 모자란 누나는 철이 조금 들려고 하는 것 같아서 사는게 복잡 합니다.


하지만 내일은 더 씩씩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승현이를 만나겠노라고 다짐 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아름 :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의 누나이자, 이호진씨의 딸이다. 아름양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