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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 미국 군사기지 될 것”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09 10: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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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평화재향군인회가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출처=제주일보)


미국 평화재향군인회(Veterans For Peace)는 8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군사시설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해군기지가 세계 평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단체인 평화재향군인회는 전 세계 120여 개 지부에 걸쳐 3,000명 이상의 재향군인, 가족 회원, 협력회원들로 구성된 단체다. 이들은 한국과 베트남, 이라크 등 전쟁에 참전했던 참전군인 출신으로 현재는 전생 종식과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3년간 미 육군에서 복무한 앤 라이트(Ann Wright)는 “미국이 원한다면 한국에 있는 모든 군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도 미군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라며 “더 이상의 군사기지 허용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군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윌리엄(William)은 “강정의 환경파괴를 막고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미국은 아시아 회귀 전략을 위해 강정에 군사를 파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에 군사주의의 굴레를 씌우고 있다”며 “평화는 군대가 아닌 이해를 통해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특수부대 출신인 타락 카우프(Tack Kauff)는 “강정에 군사기지가 들어서면 평화는 깨지고, 미국은 이곳에 핵무기를 비롯한 많은 무기를 보낼 것”이라며 “전쟁을 끝내고 군사주의를 종식하려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장은 “우리는 10년째 싸우고 있다. 강정의 문제는 세계자연보전총회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문제다. 연대해주는 사람들이 많다”며 “곧 해군기지가 완공되지만, 이는 중요치 않다. 평화의 발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며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평화재향군인회는 지난 6일 제주시 삼도동 제주교구 주교관에서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만났다. 이들은 강 주교와 대화를 통해 미국이 아직도 세계 폭력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강 주교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쟁이나 무기가 아니라 평화를 이루겠다는 신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재향군인회 회원들도 강 주교의 뜻을 함께했다. 


평화재향군인회 타락 카우프는 ‘왜 한국 제주와 일본 오키나와에 왔는가’라는 전단을 강 주교에게 전달하며 “우리의 조국이 여전히 ‘전 세계 폭력의 가장 큰 조달자’로 남아 있다는 것을 통렬하게 깨닫는다”고 밝혔다. 또한 “미 제국주의에 의해 압박받는 제주와 오키나와 주민의 삶의 질은 외교 정책이 낳은 피해의 결과”라며 미국과 한국, 일본의 정치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불의에 자신들의 행동이 한 줄기 빛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일 제주에 들어온 이들은 오는 9일까지 강정마을 등지에서 해군기지 반대와 평화 확산 운동을 벌이고 일본 오키나와로 갈 예정이다. 미 평화재향군인회는 지난 2012년 8월 미국 위스콘신주 메디슨에서 열린 전미 평화재향군인회의에서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주민들과 연대를 확인하고, 오바마 행정부와 미 국회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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