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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죽음을 기록하다
거리 한복판으로 끌려가
시민들의 눈앞에서 발가벗긴 채,
역사는 참수(斬首)되었다.
그들은 변론을 듣지 않았다.
미리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작된 자술서를 낭독하고
여죄(餘罪)를 물었다.
재갈을 물린 역사와
침묵하는 사람들,
집행은 멈추지 않았다.
이미 손에 칼을 쥐고
그들은 거침없이 사형을 선고했다.
가족과 시민들은 항의했다.
집행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구금되었다.
억눌린 역사와
억눌린 사람들,
붉은 피를 쏟으며
몸부림치는 현장에서
시민들은 죽어가는 역사를 끌어안고
땅을 치며 통곡했다.
나는 현장에서
오늘을 이렇게 기록한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