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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앞으로 가라
붙잡아야 할 깃발이
저 멀리, 눈앞에 펼쳐져 있지만
잡을 생각이 없다.
색깔 따위에 집착한다.
앞으로 가자 하는데
뒷걸음치는 것이 통탄할 일이다.
뒤에 숨겨놓은 게 있는지
뒷걸음이 가볍지 않은가
길들여진 사람은
입을 벌릴 때를 안다.
곧 단물이 쏟아질 것이다.
한 무리가 뒤편에서 서성이지 않는가.
때가 온 것이다.
그대는 앞으로 가라.
주저하지 말고 당당하게
그대의 이름이 적힌 깃발을
곧게 세워라.
찬란하게 이름을 펼쳐라.
다만,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지워지는 이름들을 보며
조국이라 적은
깃발의 이름마저 사라질까 봐
미치도록 서글프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