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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진실 규명만이 진정한 추모입니다"
  • 최진 기자
  • 등록 2015-09-08 15: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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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 (사진출처=오마이뉴스 ⓒ 권우성)


이석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은 7일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 11일까지 세월호 진상조사 신청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진상조사 신청 개시에 즈음한 담화문’을 발표, 이같이 밝혔다.


4·16 세월호 참사는 지난해 4월 16일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다수의 희생자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특별법 제2조)을 말한다.


특조위에 신청할 수 있는 내용은 참사의 원인 규명에 관한 사항과 참사 원인을 제공한 제도적 내용 및 대책 수립에 관한 사항 등이다.


또 세월호 피해자의 지원 대책과 참사와 관련된 언론보도의 공정성·적정성 등에 대한 피해자 명예훼손 등도 신청 받는다.


신청은 세월호 생존자와 이들의 가족, 희생자 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할 수 있다. 가족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등이다.


세월호 선원으로서 여객의 구조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탈출한 사람은 제외된다.


조사 신청이 접수되면 사전 조사를 거쳐 60일 이내에 본 조사 여부가 결정된다.


신청서는 특조위 방문이나 우편, 이메일로 접수가 가능하다. 신청서와 구비서류는 특조위 홈페이지와 안산 세월호 사고수습지원단, 인천·진도·제주 등 지방자치단체 담당 부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조위는 이날 2015년도 예비비 내용을 심의해 사업비 14억 원, 운영비 18억 원, 경상경비 5억 원 등 총 89억 원을 의결했다.


특조위는 기관운영비와 사업비 등이 결정되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태 위원장은 담화문에서 “참사 500여 일이 지나서야 조사를 시작하게 된 점에 대해 유가족들과 국민께 죄송하다”며 “참사의 의혹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실제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하는 것이야말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치유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방법이라며 국민적인 관심과 격려를 부탁했다.


다음은 담화문 전문이다.


<진상조사 신청 개시에 즈음한 담화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인해 295분의 고귀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9분의 미수습자들은 아직 사랑하는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172분의 생존자들은 시시때때로 자살 충동을 느끼는 등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믿을 수 없는 비극적 사건으로 우리 모두가 엄청난 충격을 받은 지도 어느덧 500일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수많은 국민들께서는 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 생명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모아주셨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며,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저희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 진상규명에 매진하겠습니다.


이제 세월호 특조위는 그 본연의 임무인 진상규명 활동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9월 14일 월요일부터 진상조사 신청 접수를 시작합니다. 참사 500여 일이 지나서야, 조사를 시작하게 돈 점에 대하여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참으로 죄송하고 대단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첫발을 때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 만큼 활동을 위한 각오를 단단히 하겠습니다.

특별법과 국민들이 저희에게 부여한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 안전사회 건설, 그리고 피해자 지원이라고 하는 임무의 막중함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하한 장애물들이 저희의 앞길에 놓인다고 하더라도 이를 반드시 해쳐나가겠습니다. 진실을 향한 과정에 성역은 없을 것이며, 조사 작업은 지체 없이 진행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여러 위원, 실무 조사관 등 특조위의 모든 구성원들은 온 힘과 열정을 다해 진상규명에 매진하겠습니다. 유가족들에게 여한이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고, 국민과 역사 앞에 당당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안전보다 이윤, 생명보다 돈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가던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비극이었습니다. 또한 여타의 사건·사고들과는 달리 우리 사회의 허술한 민낯을 한순간에 드러낸, 갖가지 부조리와 비리의 산물이었습니다.


때문에 참사의 원인을 밝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며, 그래서 더 아프고 더 힘든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아프고 힘들고 어려울수록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더 철저히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희망이 있습니다. 참사를 발생케 했던 책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살 수 있었던 이들을 제대로 구하지 못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부분의 승객들이 구조된 것처럼 오도된 참사 초기의 사정과 이유를 구명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러한 참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이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참사를 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는 경우 우리 중 누군가는 그 다음 희생자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진실 규명만이 진정한 추모입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유가족들과, 지금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생존자들은 한결같이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조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달라고 소리 높여 말하고 있습니다.


참사의 진정한 극복은 피해에 대한 금전 보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를 넘어, 참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실제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직업이 선행될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이것이야말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치유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해드릴 수 있는 진정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같은 구성원이었던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그 가족들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진실이 밝혀질 때라야 참사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들께 드리는 당부말씀


이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들께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상규명 이외에도, 이에 대한 우리 모두의 다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참사를 반성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며 영구적으로 기억하는 등 집단적 책임의식을 갖는 것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런 일들은 일부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해낼 수 없습니다. 모두 함께 손잡고 동참할 때만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길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더 안전한 사회, 생명을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2015년 9월 7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이 석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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