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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죽음의 시학 : 고창 수강산 산당
  • 김창규
  • 등록 2016-09-22 10:13:16
  • 수정 2016-09-22 10: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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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수강산 산당

-손화중 피체지



황토재 전투에서

이기고 곰나루 강을 건너려 할때

비가내렸다

그 빗줄기에 피가 흘렀다

흰옷 입은 동학군이 죽창을 들고

금강을 건널때

강바람에 갈대가 금빛 백사장에 스러졌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둥실 춤추며

보름달은 밝게 빛나고

농민혁명은 전진한다

울던 새도 울지 않고

배고파 울던 아이도 그쳤다


손화중 전봉준 장군과 함께

말을 달린다

바람보다 빠르게 달려갔다

혁명은 서울까지 당도했다

아, 피묻은 깃발

꽃이 만발하는 날 세상이 바뀌었다


손화중 전봉준 김덕명 한날 한시에 소리높여 외쳤다

민중세상 만세 그러자 화산이 폭발했다

백두산에서 일본군을

청산리에서 크게 물리쳤다

비록 몸은 갔지만

갈재 황토재 우금고개 넘으니

따라오던 별들의 이름이 어느새

큰 하늘이 되었다


일본군 물러가니 양키군대가

조선을 피로 물들이고

남대문 안에 총독부보다

더한 요새를 지었다

오호 통재라

혁명의 불길이여



* 손화중 1894년 12월11일 체포되어 36세 일기로 1895년 3월30일 함께 교수형 된 세 분의 장군 손화중, 전봉준, 김덕명 장군을 추모하며 부안면 안현리 수강산 산당에서 쓰다.

밀고자들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제실지기가 손화중 장군님을 신고했다 하니 예나 지금이나 배신자는 있기 마련인가 보다. 전봉준 장군님도 밀고로 체포되었다 하니 참으로 통탄 할 일이다. 손화중 장군 피체지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필진정보]
김창규 : 1954년 충북 보은 출생으로 한신대학교를 졸업했다. 분단시대문학 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시집 <푸른 벌판> 외 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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