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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죽음의 시학 : 길 위의 십자가
  • 김창규
  • 등록 2016-08-29 19:02:54
  • 수정 2016-08-29 19: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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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십자가

-고 박형규 목사님 영전에 바칩니다.

                           

사월 진달래꽃들이 붉게 피는 봄 

독재자의 총칼에 부서지는 아들과 딸들의 죽음

충격의 친일 친미주의 이승만 독재의 총탄에

억울한 죽음들을 보았습니다.


제주의 봄과 마산의 봄이 다르지 않고

서울의 봄이 다르지 않듯 독재시대의 서슬 푸른 칼날

그 도마 위에 올려 진 민중들의 고혈을 빨아먹던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패악을 그만두고 볼 수 없어

살인마 전두환을 두고 볼 수 없어서

남산에서, 종로5가에서 그 어디에서든지

박형규 목사님은 십자가였고

남쪽의 혁명가였습니다.


민주화운동의 대부 박형규 목사님의 유월시민항쟁은

오장동 제일교회에서 핍박을 받던 시절

거리의 십자가로 빛났고

세상을 비추는 등대가 되었고 희망이었습니다.


목사님은 오늘 이 시대를

개신교 암흑의 시대라고 말했고

부패한 정치, 타락한 경제, 파괴된 나라의 통일은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교류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힘주어 말씀 하시던 눈빛의 강렬함이

저 위대한 민주주의 희망의 별로 빛나고 있습니다.


박형규 목사님, 전봉준 동학농민혁명 후에

5.18광주민중혁명, 유월시민항쟁의 꽃들이 피어날 때

목사님은 거리의 숭고한 십자가의 춤을 추셨고

우리들 앞에서 아흔의 생신날 덩실덩실

민주주의를 향한 춤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그 모든 것을 보여주고 떠나시는 목사님의

위대한 십자가의 길 위에

민주주의 혁명의 활화산이 되어 고난의 십자가를 지셨던

우리들 민주주의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캄캄한 언덕의 교회당 종소리가 울려퍼지고

시청광장과 광화문광장을 밝히던 촛불이

다시금 밝혀지고 있는 때에

세월호의 억울한 죽음들과

성주 군민들이 자주와 통일을 부르짖는 

사드반대의 함성이 김천 대구 서울

목사님 가시는 마지막 십자가의 길

삼천리 방방골골 흔들어 깨웁니다.


목사님의 자녀들 특별히 장남

우리들의 형님으로 남겨두시고

훨훨 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

우주로 여행을 떠나십니까?

슬픔에 겨워 목사님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박형규, 혁명가 자랑스러운 이름

박형규, 부활의 언덕 꽃길을 걸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떠나갑니다.





*목사님의 영원한 후배, 김창규 목사가 이 시를 바칩니다.

2016년 8월 21일




[필진정보]
김창규 : 1954년 충북 보은 출생으로 한신대학교를 졸업했다. 분단시대문학 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시집 <푸른 벌판> 외 2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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