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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길에 도박장···교회 방관, 순교자 성월 맞아 비판 거세
  • 최진 기자
  • 등록 2015-09-11 15:55:13
  • 수정 2015-09-11 15: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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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성지순례 길에 세워진 경마도박장에 대해 교회가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서울 성심여자고등학교 김율옥 교장수녀는 9“‘서울의 성지순례 일치의 길(일치의 길)’에 포함된 옛 용산 신학교 성당이 있는 성심여고 앞에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이 들어섰지만, 교회가 방관하고 있어 아쉬울 따름입니다고 밝혔다.



김 교장수녀는 성심여고는 성지순례 책자 첫 페이지에 나오는 일치의 길에 포함된 장소입니다. 혜화동 신학교가 생기기 전, 6·25 이전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가 모셔졌던 곳입니다고 강조했다.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모셔졌던 옛 용산 신학교 성당은 현재 원효로 성당으로 불리며 성심여고 안에 있다.


교장수녀는 성심여고 터는 한강 새남터가 보이는 곳에 지어진 옛 신학교 자리입니다. 베론에서 올라와 이곳에 신학교를 세운 이유는 한국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고 이어받기 위한 것이었습니다그런 순교사적 의미가 있는, 순교자들이 형장으로 끌려가던 길에 도박장이 들어섰습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빛이 된 선조 신앙인들을 따라 고귀한 뜻을 펼치라는 의미에서 지어진 건물이고, 순교자들의 삶을 기억하며 신학생들이 함께 기도하고 세상의 빛이 되려고 공부했던 장소입니다한국 천주교 교회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곳인데, 교회는 지금 이런 곳을 방치하고 있는 것입니다고 안타까워했다.


교장수녀는 교회는 최근 무엇보다 순교자 사업에 적극적인 만큼, 특히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자의 길을 합당하게 지켜야 합니다무엇보다 먼저 도박장 건물을 생명의 건물로 바꿔야 마땅합니다고 강조했다.


교장수녀는 서울에 천주교 재단 학교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계성과 동성, 그리고 성심 등 3개뿐인데, 이 몇 안 되는 학교 앞에 도박장이 들어서는 것을 교회가 무관심으로 3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고 비판했다.



가톨릭 교육이 일반 교육과 다른 점은 형식보다는 내용에 있으며, 신앙에 기초한 정의교육과 사회변화가 성심 교육의 핵심이어서, 교육적인 의미로 보았을 때도 교회가 학생들을 방치한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이 교장수녀의 주장이다.


1801년 프랑스에서 학교를 시작한 성심수도원은 성녀 마들렌 소피이 바라 수녀의 한 영혼을 위해서라도 지구 끝까지 가겠습니다라는 정신으로 교육하고 있다.


상처받은 예수성심에 대한 흠숭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인간의 존엄성 회복이 사회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성심의 교육이념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 정의의 개념으로 발전됐습니다. 이러한 신앙에 기초한 정의교육이 성심 교육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교장수녀는 더더욱 물러설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사회는 연 8조 원의 매출을 내는 골리앗이지만, 신앙인들의 기도가 모이고 교회가 힘을 더한다면 다윗이 승리할 것입니다



교장수녀는 도박장 근처에 영화관이 있어서 도박이 열리는 주말에도 아이들이 도박장 건물 앞으로 지나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골목마다 사채 쪽지가 엄청나게 많이 쌓입니다학생들이 가톨릭 신앙을 공부하고 그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배우기 위해 사행성 도박장의 건설은 막아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교회가 이야기하는 생명의 문화에 관련된 일입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고,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마사회에게서 학생들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지키고, 사행이라는 죽음의 자본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하느님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고 마무리 지었다.



용산 화상 경마도박장 반대를 위한 금요일 미사는 매주 오후 5시 경마장 앞에서 봉헌되고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집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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