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는 인간들에게 묻고 있다. ⓒ 김유철
2020년 2월 이 땅
적신赤身걸린 십자가 바라보는 일은
격리된 환자들 숨소리 듣는 일
참 아득하고 민망하기 그지없는 일
푸른 하늘 사라진 미세먼지
우두커니 매달린 검은 새
저물도록 흐르지 않는 붉은 강
사람들 소란 속에서
돌아누운 격리된 환자는
땅에 글을 쓰던 예수의 마른 등
그대 지금 어디 있는가
그대 지금 어디 있는가
묻고 또 묻는 저 목소리는
격리된 환자인가
적신赤身의 예수이런가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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