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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사람들에게 위협을 당한 장소는 ‘성전’이었다
  • 신성국
  • 등록 2018-08-22 12: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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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11%, 3위로 떨어지고, 정의당이 15%로 2위로 올라섰다. 본래 자유한국당은 친일반민족, 쿠데타 세력으로 진작 사라졌어야 할 정당인데, 분단이라는 구조 악으로 인해 60년간 이 나라를 장악한 권력집단이 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정당이 절대 아니다. 그들은 확고한 이념도 없고, 통치 철학도 없고, 경제 정책도 없다. ‘종북좌파’라는 구호와 선전만 해대면 표가 몰려오는 분단의 수혜자였다. 그러나 이젠 국민들도 그들의 분단 장사에 속지 않게 되었다. 너무 오랫동안 써먹은 수법이 먹히지 않게 되었다. 사실 이념적으로 치자면 우리나라에 보수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고, 정의당이 진보정당에 해당된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기회에 지지율이 한자리수로 떨어져서 조속히 소멸되기를 기대한다. 


요한복음 8장 마무리다.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우리가 당신을 사마리아인이고 마귀 들린 자라고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소?”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마귀 들린 것이 아니라 내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모욕한다. 나는 내 영광을 찾지 않는다. 그것을 찾아 주시고 또 심판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요한 8, 48-52)


사람들은 예수를 마귀 들린 사람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지난번에 예수가 거짓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악마의 자식’이라고 했으니, 그들의 대대적인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그럼 너도 마귀 들린 악마의 자식’이라는 것이다.


악마는 무척 똑똑하다. 예수에게 밀리지 않는다. 그들은 마침내 예수와의 논쟁에서 밀리게 되니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돌을 집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몸을 피하여 성전을 떠나 가셨다.” (요한 8,59)


예수가 사람들에게 위협을 당한 장소는 성전이었다. 즉, 성전의 사람들이 예수를 파문시킨 것이다. 소위 하느님을 예배하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예수는 율법 신앙에 걸림돌이 되는 마귀의 자식, 반드시 없애야 하는 인물이었다. 


악마가 하는 짓은 ‘속이는 일’이다. 악마는 사람들에게 드러내놓고 나쁜 일을 하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악마와 천사를 구분하기가 어렵다. 악마는 교묘하게 속이고, 하느님이 아닌 것을 절대화시키는 재주가 있다. 아담과 하와를 유혹한 사탄은 애초부터 악한 일을 시키지는 않았다. 사탄은 아담과 하와를 하느님과 갈라놓는 짓을 한다. ‘너희는 하느님과 관계없이, 하느님을 상관하지 말고, 그분을 멀리하고 살라’는 것이었다.


유대교는 율법을 절대적인 것으로 만들어 놓고, 율법을 잘 지키면 구원을 얻는다는 신앙을 강조했다. 한국 종교는 헌금, 십일조를 만들어 놓고 헌금을 잘 내면 구원과 축복을 보장받는다는 신앙을 강조한다. 유대교나 한국 교회나 별반 차이가 없다. 율법 신앙이 헌금 신앙으로 대체된 것뿐이다. 


하느님 없는 세상을 악마는 원한다. 우리 삶 속에서 하느님을 배제하고, 하느님과 상관없이 살아가는 것을 악마는 우리에게 요구한다. 예수가 사람으로 오셔서 하신 일은 하느님을 드러내 주는 일이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일을 하시는지 예수를 통해 알려주셨다. 


교회가 할 일은 예수가 하신 것처럼 하느님을 드러내는 일이다. 하느님이 지금 여기에 살아계심을, 하느님이 오늘 우리를 구원하심을,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활동하심을 드러내 주는 것이 교회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드러내 주지 못하고 자기 종교를 자랑하고 드러내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자기 교회의 영광과 명예를 높이면서 하느님은 뒷전으로 내몰아 버렸다. 


고위 성직자들의 영광과 권위만 남발하고, 복음의 진리와 힘은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하느님이 드러나지 않고, 교회 조직과 제도만 부각될 뿐이다. 살아있는 복음, 살아있는 예수는 교회를 통해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너무도 똑똑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서 하느님이 드러나지 않는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다. 교회에서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더 진실하고, 더 정의롭고 사랑스런 공동체에서 만나고자 한다. 사람들은 교회로부터 조용히 사라져간다. 더 이상 속지 않겠다고 하면서, 우리를 우롱하지 말라고 하면서, 소리 소문도 없이 떠나가고 있다. 떠날 때는 말없이 간다는 노래 가사처럼, 미련 없이 교회를 등지고 떠난다. 교회를 통해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정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며 존중과 배려를 체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말의 성찬은 풍요로우나, 실천의 증거를 보지 못하니 미련 없이 교회와 멀어져간다. 텅 빈 유럽 교회는 그나마 아름다운 건축물이라 관광객이라도 찾아오지만 한국 교회는 관광객조차 방문하지 않는 상태로 전락하는 상황이다.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신자들의 교회 이탈 현상은 막을 방법이 없다. 하느님이 드러나는 곳은 교회가 아니라 진실과 사랑, 정의가 살아 숨 쉬는 다른 공동체임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거기서 성령의 활동을 체험하고 있다. 시대의 징표를 읽지 못하면 결국 종말을 자초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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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정보]
신성국 : 천주교 청주교구 소속으로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파견사제다. 현재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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