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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국민행동 2016 총선 기획토론회 열어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14 20:01:27
  • 수정 2015-12-14 20: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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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민주주의국민행동은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위기의 대한민국과 2016총선` 기획토론회를 개최했다. 주권행사를 통해 희망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 최진 기자


민주주의국민행동(상임대표 함세웅 신부, 이하 국민행동)은 14일 서울 영등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위기의 대한민국과 2016총선’ 기획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진보세력의 과제를 알아보고, 2016년 총선을 맞이하는 진보세력의 정치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민행동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우리 국민이 주권행사를 통해 희망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라며 행사 취지를 밝혔다. 또한 “이번 토론회를 통해 야권 지도자들이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향후 연대 정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더 나아가서 우리 국가공동체가 나아갈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연세대 김호기 교수와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희철 소장이 발제를 맡았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국민회의 창당 준비위원장 천정배 의원 등 야권 지도자들이 함께 참석해 야권의 신뢰성 회복과 나가고자 하는 정치 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날 토론장에는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새정련) 대표는 당내 사정으로 참석을 취소했다.


김중배 민주주의국민행동 고문은 “언제나 위기가 있었지만, 오늘날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위협받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노동개혁이란 이름으로 민중의 삶에 파괴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 양극화로 인해 양극화의 양쪽 모두에게 사회질환이 양성되고 있지만, 사회구조와 질서는 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오늘날 정권은 민주주의의 퇴행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반동이고, 새로운 문명질서에 대한 반동이다. 오늘날 질서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보듯이 국민을 억압하고 농민을 죽어가게 만드는 정책이다”라며 “우리나라를 변화시킨 4·19혁명과 6월 민주항쟁이 허가된 집회였는지 반문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오늘 토론회의 발제문을 보면 위기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다”며 “많은 사람이 정치가 돌파구를 만들어주길 바라지만 현재는 거꾸로 가고 있다. 희망이 돼야 하는 정치가 위기가 되고 있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국, 불평등 속에서 각자도생해야 


제1 발제를 맡은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위기의 한국사회와 진보정치의 실태를 알아보고 2016년 총선을 맞이하는 진보세력의 정치 과제를 살폈다. 김 교수는 저성장 시대의 원인을 새로운 산업과 시장이 보이지 않은 ‘환경적 요인’과 80년대 대기업 낙수효과에 기대는 경제정책을 오늘날까지 고수하고 있는 ‘주체적 요인’으로 나누었다. 이러한 저성장 시대 속에서 중산층이 감소하고 소득분배 구조의 악화로 사회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이날 제1 발제를 맡은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오늘날 우리 사회를 `각자도생`의 사회라고 표현했다. ⓒ 최진 기자


또한 이러한 양극화가 양쪽 집단 모두에게 정신적인 질병이 되어, 삶의 만족도와 주관적 행복감이 낮은 사회갈등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2012) 지수는 36개국 중에 25위이고, ‘주관적 행복감’(2015) 지수는 143개국 가운데 118위이다. 양극화에 따르는 사회갈등의 증대는 한국사회의 위기로 발전되고 오늘날 국민의 불행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이다. 


김 교수는 “2015년 한국사회의 키워드 세 가지는 불평등, 헬조선, 수저론이다. 또한 이 세 가지 키워드와 모든 세대를 관통하는 핵심키워드는 불안이다. 불안은 불신을 가져오고, 불신은 분노를 양성한다”며 사회 기저에 자리한 분노의 성향이 서로에 대한 협력과 상생, 연대와 공동체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각자도생’의 사회이다. 서구사회가 개인주의적이고 우리가 공동체 사회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반대다”라며 불평등 해소를 위해 진보세력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 비전을 진보 정치세력이 준비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한국은 산업화에 이은 민주화, 민주화를 기초하는 복지국가로의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총선과 관련해 진보정치세력의 당면과제로 김 교수는 혁신과 통합, 신뢰회복을 말했다. 혁신은 양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새 경제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통합에서는 “가치적 진보를 추구하는 세력에게 연대는 숙명이다. 진보세력은 연합정치 없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진보세력의 초당적 연대를 강조했다. 신뢰 회복에서는 중도 세력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가 대단히 중요한 점이라고 밝혔다. 


새 세상 만들려면 튼실한 정당 필수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두 번째 발제를 통해 진보세력의 정치 행보가 새롭지 못한 형태를 띠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누군가를 탓하는 정치성향이 아니라 유연하고 진취적인 지도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진보 세력은 기존에 있는 것을 바꾸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므로 진취적인 지도력을 동반한 강력한 정당의 힘이 필수라는 것이다. 


▲ 제2 발제를 맡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진보세력은 진취적인 지도력을 동반한 강력한 정당의 힘이 필수라고 말했다. ⓒ 최진 기자


이 소장은 먼저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새누리당 의원의 거취 결과를 거론하며 새정련의 구조적인 모습을 비판했다. 이어 “정당 안에 있으면 대접받지 못하지만, 정당을 나가면 몸값이 커진다”며 “몸값이 커지면 언제든지 다시 불러들일 수 있고 들어갈 수 있는데 정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때만 되면 연대하고, 때만 되면 통합하는 기존 진보세력의 선거 준비는 국민에게 싫증나게 느껴지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소장의 지적이다. 또한 “진보세력은 새로운 미래와 세상을 치밀하게 구상해야 하므로 튼실한 정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지도력의 가치’가 ‘권위의 가치’와 충돌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진보가 새로운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진보진영은 집단 지도체제가 민주주의에 부합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당 지도자가 지도력을 형성하지 못하게 만들고, 나아가 정당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앞서 설명한 새정련 민주연합의 분열을 통해 진보세력이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된 이상 진보세력은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선거 환상주의’를 버려야 한다. 일상정치에서 매일 깨지는데 어떻게 선거정치에서 유효한 것을 풀어내겠는가”라며 “참신한 정당이 아니더라도 대중이 자발적으로 동원되리라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섣불리 갈등을 무마하기보다는, 혁신을 경쟁하고 분립의 구도로 진보 진영의 표현을 충실히 하면서 각 진영 지도자들이 소통하고 유연한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력 있는 정부 구성, 정당 없으면 안 된다 


심상정 대표는 “어느 때 보다도 제1야당의 책임이 절실한데 혁신을 근거로 탈당하는 것은 아쉽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의 국회 개악을 막아내고 있었는데 새정련의 분열로 박근혜 정부가 선거법과 노동법, 대테러방지법 등을 날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이러다간 총선 참패뿐만 아니라 보수의 장기집권까지도 염려해볼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점과 해법이 모두 정당에 있다고 강조하며 진보세력이 그동안 잘못된 정치 방향을 지향했다고 지적했다. ⓒ 최진 기자


그러나 심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새정련을 탈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진보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느냐고 생각해보면 그것도 아니다”라며 “이 시기에는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고민할 시기다. 정권심판과 야권승리를 위해서 선거 때마다 나왔던 내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의 문제점과 해법이 모두 정당에 있다고 강조하며 진보세력이 그동안 잘못된 정치 방향을 지향했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그동안 야권이 추구한 정치개혁은 반부패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정당체제를 문제아처럼 취급해 정당 본연의 기능과 힘을 축소해왔다”며 “이제는 관료집단이나 언론에서 야당 국회의원을 만만하게 본다. 자기들이 잘못이나 부패가 드러나면, 예전에는 걱정하고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닌다”며 한탄했다. 


이어 “한국 정치는 전 세계에서 의원 물갈이가 가장 많지만, 과연 정치가 가장 투명한지 의심된다”며 “세대교체, 인물교체 이전에 정당이 정당으로 자기 위상을 분명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당도 인물을 통해서 국민과 매개된다고 하지만 좋은 정당, 실력 있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정당이 없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안적인 탄탄한 기반 없이 어떻게 오바마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겠느냐”며 유명인물을 중심으로 메시아처럼 이어져 온 진보세력의 흐름이 오히려 지도력 괴리를 낳고, 정당의 성장을 저해했다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미래정당 육성론과 정권 심판론을 중심에 두면서 지금 위기 국면에 접어든 진보진영의 위기를 통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야권의 다른 경쟁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늙은 것이 죽어가는데도 유능하고 새로운 대안 세력이 없다. 수혈과 통합으로 연명해오면서 관점이 다른 집단이 서로 뭉치다 보니 정당 내 파벌이 생겨나고 제대로 된 혁신을 진행할 수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대를 시도하고, 가장 합리적인 경쟁과 선별된 야당으로서 공조와 연대를 진행해야 한다”며 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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