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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이사회, “사태 책임 통감하며 전원 사퇴”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04 14: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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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17일 동국대학교 전체학생총회에서 이사장·총장 사퇴안에 학생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사진출처=오마이뉴스 ⓒ 허우진)


3일,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이사회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열고 “현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전원 사퇴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과 교수, 직원과 동문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며 “만약 그러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는 무효로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이날 오전에는 50일간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 투쟁을 한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건강 악화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 구급차에 실려 이송됐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 퇴진’을 요구하며 10월 15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김 씨는 “학교가 망가져 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어 단식을 시작했다”며 “학생들이 투표를 통해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결의한 상황에서 학생 대표로서 학생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뜻이 더 크다”고 밝혔다. 


또한 동국대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박광현 교수 등 문과대 학과장 7명은 이날 오후 종단이 총장, 이사장 선출에 개입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선언서를 발표하며 전원 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문을 통해 “동국대가 불법적인 보광 총장 선임과 일면 이사장 선임으로 1년 동안의 진통을 겪고 있다. 불법의 도량도 아니고 학문의 전당 상아탑도 아닌 아수라장이 됐다”며 “그런데도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할 보광 총장과 보직 교수들은 그 누구도 책임 있는 말 한마디 발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만수 동국대 교수협의회 회장 등 교수 2명도 같은 이유로 24일째 단식을 이어 가고 있고 교직원 1명도 18일째 단식 중이다. 동국대 이사 미산 스님은 지난달 30일부터 “이사의 한 명으로서 부끄럽다”며 이사직을 사퇴하고 단식에 합류했다. 같은 날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과 대흥사 일지암 주지 법인 스님도 학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동국대 이사진 전원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 씨는 단식을 종료한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꼭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동국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사회의 사퇴 결정을 “의미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사회 결정이 사태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장에 대한 논의는 접어 달라는 요구로도 보인다”며 “총학 등과 함께 비대위에서 논의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학교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국대는 지난 2월과 5월에 논문 표절 판정을 받은 보광 스님과 문화재 절도 혐의가 있는 일면 스님을 각각 총장과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종단 개입’ 의혹이 나오자 학생과 교수, 교직원이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체 농성과 무기한 단식 등으로 이사회의 결정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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